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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김민호 기자] 세계적인 IT기업 애플의 창업자이자 전설이었던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전격 사퇴했다.

애플은 24일(현지시각) 공동 창업자였던 스티브 잡스가 CEO 자리에서 전격 사퇴하고, 후임은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1976년 애플을 창업한 잡스는 경영분쟁 등 우여곡절 끝에 1985년 애플을 떠났으며, 1996년 애플의 임시 CEO로 돌아온 뒤 15년만에 다시 사퇴를 하게 됐다.

잡스는 이날 이사회와 임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나는 그동안 CEO로서의 책임과 기대에 더 이상 부응하기 힘들어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항상 말해 왔다"며 "불행히도 그 날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애플의 CEO직을 그만두지만 이사회와 직원들이 동의한다면 회장직은 유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잡스는 또 "애플이 가장 화려하고 혁신적인 날들을 앞에 두고 있다고 믿고 있다"며 "나는 새로운 자리에서 이러한 성공을 보고 공헌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잡스의 갑작스런 사퇴 표명에 대해 애플측에서는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건강 악화가 가장 큰 이유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췌장암 수술과 2009년 간 이식 치료를 받은 바 있는 잡스는 올 초에는 3번째 병가를 내는 등 그간 건강 악화 루머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플 잡스 공백 부담감

PC 업체였던 애플은 설립 초기였던 1984년만 해도 전체 PC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미미했다.

IBM과 처음 PC 시장을 선도했지만 애플 고유의 운영체제(OS)를 탑재한 매킨토시(맥)는 낮은 호환성 등으로 인해 시장 점유율은 5%에 지나지 않았다. 다만 그래픽에 특화된 소프트웨어와 OS로 디자인이나 출판 업계에서 보편화 됐을 정도다.

이처럼 중심을 못잡고 있던 애플은 잡스가 1996년 복귀하면서 대대적인 혁신에 들어가게 된다. PC만을 줄곧 생산해오던 사업 방향을 선회해 MP3 플레이어 '아이팟'을 탄생시켰다.

이후 아이팟터치, 아이폰, 아이패드 등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경쟁력, 하드웨어 개발력까지 갖춘 종합 IT 업체로 거듭나게 됐다.

2001년 출시된 애플 아이팟은 현재 전세계에서 스마트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이폰을 탄생의 밑거름이 됐으며, 애플에게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 준 아이튠스를 개발하게 된 초석이었다.

잡스의 효과는 매출로 직결되며, 2006년 193억 달러였던 애플의 매출은 2010년 652억 달러로 수직 상승했다.

잡스가 애플의 성공 신화를 이끌었던 전설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이번 사퇴에 따른 후폭풍이 예상된다. 애플은 절대적인 영향력을 과시했던 잡스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부담감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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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후임에 최고운영책임자 팀 쿡
'잡스 쇼크'로 애플 주가 5.3% 하락

잡스의 후임으로 애플의 사령탑을 맡게 될 인물은 애플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팀 쿡이다.

팀쿡은 1998년 애플에 합류한 뒤 2002년부터 매킨토시 컴퓨터 부문을 총괄해 왔으며, 잡스가 췌장암 수술로 자리를 비웠을 당시 두 달동안 회사를 이끌었을 정도로 잡스의 총애를 받아왔다.

그렇지만 잡스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이다. 그만큼 잡스가 애플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했기 때문이다.

잡스의 사퇴 소식에 미국 뉴욕증시 시간외거래에서 애플의 주가는 5.3% 떨어졌다. 반면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전자업체들은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월 잡스가 병가를 냈을 당시 스마트폰으로 고전해 왔던 국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반사 이익을 얻고 주가가 상승한 바 있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경합을 벌이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잡스의 부재로 인해 애플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25일 오전 잡스의 사퇴 소식에 삼성전자의 주가는 2.12%, LG전자의 주가는 2.91% 소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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