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중심의 朴선대위 참여보다는 친분 내세워 측면 지원 가능성

[투데이코리아=신영호 기자]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12일 "(안철수 원장의 박원순 후보 지원이) 범민주 진영의 몸집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후보에게 (서울시장 보궐선거)출마를 양보했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도움에 나서지 않겠는가"라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시장 선호도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앞서고 있는 박 후보를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추격해 온다면 안 원장이 지원에 나설 것이고, 이는 지지부진한 야권통합에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야권통합이라는 상징성이 담긴 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안 원장이 참여, 힘을 보탰으면 하는 기대심리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은 지난 9일 박경철씨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박 후보 측이) 요청을 해오면 (선거 지원을)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잘못한 사람이 잘못한 일을 책임져야 하고 다음 단계에서 열심히 일할 사람이 나설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에 대한 안 원장의 비판적 입장은 일관적이다. 서울시장 출마설이 돌던 지난달 4일 안 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현 집권세력이 한국사회에서 그 어떤 정치적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민주당 등 야권에 우호적인 것은 아니다. 당시 안 원장은 인터뷰에서 "(한나라당도)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오는 데 많은 역사와 자산, 경험이 있다. 그런 정당인데 잘 됐으면 좋겠다. 잘 변신했으면 좋겠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반(反)한나라당 성향을 내보이면서도 정치권 전체의 성찰을 촉구한 것이다.
안 교수의 등장이 '안철수 현상' 등으로 불려지고, 이 현상이 정치불신 이라는 코드로 읽히는 한 이유다.

이렇게 보면 손학규 대표의 기대와는 달리, 안 원장이 박원순 후보 지원에 적극 나서기는 어렵운 상황이다. 민주당 등 기존 정당과 정치권에 한 때 몸담았던 인사들이 주축인 박 후보 선대위가 선거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 그렇다.
정치 혁신이라는 측면에서 자기 반성과 변화가 필요한 대상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힘을 보탠다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국민들이 '아 민주당이 변화하고 있구나' '범야권이 변화하고 있구나' 이렇게 생각해야 안철수 현상도 순기능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렇지 못한다고 하면 그 자체가 거품으로 스러질 수 있다"고 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박 후보가 야권 통합 경선을 치렀던 방식대로 시민단체와 자발적 지지를 통해 선거운동을 했다면, (안 원장이) 적극 지원할 상황이 되지만 현재의 정당 중심의 선거운동에서는 (안 원장의 지원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안 원장은 범야권 세력이 한데 뭉쳐, 지난 11일 출범한 박원순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따라서 안 원장이 박 후보를 지원한다고 했을 때 박 후보 선대위와 함께 움직이기보다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측면 지원할 개연성이 높다. 박 후보와 함께 거리 유세를 한다거나 박 후보 선대위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의 정치 이벤트는 하지 않고 개인 메일이나 트위터 등 SNS, 언론을 통해 간접적으로 힘을 보태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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