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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조정석 기자]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20대 대학생들에게 혼쭐이 났다. 지난 2일 100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된 tvN '백지연의 끝장토론'에서다.
이 토론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후 한나라당이 젊은층과의 소통을 늘리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날 방송에 패널로 출연한 대학생들은 서울시장 선거 패배 원인, 등록금 문제, 한미 FTA 등에 대해 홍 대표를 집중 공격했다.

대학 4학년생인 김기윤씨는 "한나라당을 생각하면 블루칼라에 고급 오픈카를 타고 농촌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며 달려가는 이미지가 떠오른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홍 대표는 "한나라당뿐 아니라 정치인 이미지가 다 그렇다"며 질문의 논지를 비껴갔다.

대학 4학년생인 황귀빈씨는 "그런 생각이 서울시장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이유라고 본다"면서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벌인 것이 가장 큰 실패요인"이라고 쏘아붙였다.

홍 대표는 "네거티브와 검증은 다르다"고 재차 반박했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청문회를 통해 임명된 사람들의 82%가 소위 5대 의혹을 저질렀다. 검증 강조하신 분이 정작 현 정부의 인사난맥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이 왜 가만히 있었느냐"는 반격에 부딪혔다.

한미 FTA의 쟁점인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를 놓고 "볼리비아에서는 미국계 회사인 벡텔이 상수도 사업을 유치해 갑작스레 수돗세를 올려놓고 (서민들이) 수돗물 대신 빗물 받아 쓰는 게 손해가 된다고 정부에 항의하는 등 폐해가 여럿"이라는 지적에는 "한국이 남미 볼리비아처럼 형편없이 당할 나라냐"며 잠시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대학 2학년생인 김솔생씨는 "반값 등록금을 공약해놓고 결국 5% 인하 대안을 제시했는데 다음에는 어떤 꼼수로 대학생을 유인할 거냐"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지난(2008년 18대) 총선과 대선때 제시한 반값 등록금 공약은 잘못됐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등록금 인하문제에 대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어떤 식으로든 등록금을 고지서에 나타나는 금액을 인하하도록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홍 대표의 말실수도 도마에 올랐다. 홍 대표는 지난달 31일 대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대를 별로 안 좋아했다"며 "계집애"라는 표현을 썼다.

이화여대 3학년이라고 밝힌 강다연씨는 "이대에 대해 굉장히 안좋게 말씀해 기분이 언짢았다"면서 "다음번에는 이런 구설에 오르지 않도록 조심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홍 대표는 "15대 국회까지는 정치문화가 그런 농담을 문제삼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솔직히 중진들은 그런 것이 문제가 되느냐고 생각하는 반면 초ㆍ재선 의원들은 격분하고 있다"고 답했다.

홍 대표는 영유아 선택접종 비용이 15만∼30만원대여서 부담이 크다는 한 20대 주부의 호소에는 "내일 돌아가서 검토해 좋은 방향으로 정하겠다"고 답했고, '작년 날치기 예산 하면서 영유아 접종을 다 빼서 400억원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에는 "정확한 기억이 없다 사실이라면 고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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