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력 취약, 농협중앙회 회원농협으로 등록되는 것 '시급'

우리밀이 식량자급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경제적인 작물이고 국민의 건강과 농민의 새로운 희망을 담보할 수 있는 식량작물로 평가받고 있으나 유통구조에서 가장 크게 대두되는 자본력에 취약성을 보이고 있어 정부의 각종 육성 및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우리밀은 1984년 정부수매가 중단되어 '정부 관리양곡'에서 배제된 이후 농촌 들녘에서 사라지게 됐으나 민간주도로 1991년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를 창립한 이후 '우리밀 살리기운동'을 전개해 20년을 목전에 둔 지금 가공과 유통의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신품종 개발과 함께 소비확대를 위한 제품의 다양화를 기하고 있는 우리밀은 이 과정에 가공 유통시스템을 갖춰 라면,과자,국수 등 각종 공산품을 생산, 시장 속에서 점유력을 높여가고 있으며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우리밀농협은 우리밀 생산농가 1,400여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국 우리밀 생산량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우리밀 농협은 국민의 주식 가운데 쌀 다음으로 많이 소비되고 있는 우리밀이 제2의 식량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밀조합은 이러한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우리밀 내부적으로 생산과 보관, 가공, 유통 등의 단계를 점검해 볼 때 현실적으로 한계가 노정되어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한다.

그러나 그동안 정부의 지원 없이 민간위주로 진행된 우리밀살리기운동은 재정적인 한계와 1997년 불어닥친 IMF 구제 금융과 맞물려 결국 수매업무가 농협으로 이관되는 시련을 겪게 되며, 이때부터 수매와 판매 등의 업무가 농협중앙회로 이관되었다.

이로써 농림부의 '우리밀사업 경영정상화 특별대책방안' 시행(98.6.30)에 따른 조치로 식량정책국에서 우리밀사업을 총괄하게 했고 농업정책국은 농림수산정책자금대손보전규정을 개정토록 했다.

이후 우리밀은 다시 생산량이 줄어들게 되고 2000년과 2001년에는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아 유통구조가 무너지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되었다. 이에 따라 유통의 중요성과 함께 생산량을 안정화 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었으며, 2003년부터 한국우리밀농협을 추진하게 되었다.

▲우리밀로 만든 제품

한국우리밀농협은 우리밀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출자하여 만든 조직으로 전국에 걸쳐 1,400여 조합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조합원들이 출자한 금액만 6억5천만원에 이르고 있다.

우리밀농협의 성과는 2004년 창립된 이후 2005년 수매배정량이 60,000가마/40kg에서 2006년도 72,000가마/40kg로, 그리고 2007년에는 100,000가마/40kg으로 증가추세에 있으며 이에 따라 매출액 신장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맞물려 원곡에 대한 수매자금이나 유통자금을 확보하는 부담 또한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로 수매와 관련한 정부나 자치단체의 정책적인 지원과 노력이 절실한 실정이다.

“알곡을 담보로 농협중앙회가 저리로 수매자금이라도 지원했으면”

제2의 식량으로서 우리밀의 위치와 위상은 민간의 힘과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의 정책 속에서 84년도에 수매중단, 수입관세 2%, 이마저도 이번 한미FTA 체결로 무관세로 되었으며, 현재 0.2%의 밀자급율은 그동안 정부의 정책 속에서 우리밀이 얼마만큼 소외되었는지를 역설적으로 말해 준다.

특히 지난해 전남도에서 정책자금으로 20억원을 저리로 지원해 준다고 했으나 담보의 부족으로 이마저도 받지 못해 우리 밀에 대한 현실적인 제도마련이 조속히 시행되지 않는 한 우리밀을 살리기 위한 민간조직들의 어려움은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우리밀농협 천익출 상임이사
이에 대해 한국우리밀농협 천익출 상임이사는 “우리밀의 안정적 생산, 소비기반 확보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차액보상제와 장기적으로는 직접 지불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보리는 소비량이 연간 1.5kg으로 밀 35kg 보다 적음에도 불구, 정부 이중곡가제 정책 장려재배, 공매 방출시 가마당 약 7,000원의 차액 보전 등 정책적 증산 대책으로 지원해 주고 있으나 밀은 보리보다 우수한 재배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식량작물에서 배제되고 있다” 면서 “정책적 증산대책 마련과 우리밀 수매가를 안정화시키기 이한 정부의 지원대책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우리밀농협 김평식 조합장은 “현재 농협지역본부에서는 중앙회의 공문을 통한 수매와 종자공급 일정 공지 등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는 일선 농민들에게까지 전달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농협의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시기별 생산 관련 공지 수매, 지역별 품종, 공급품종별 적재 보관 등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가 수매자금만이라도 지원을 해 주거나 한국우리밀농협이 알곡을 생산하고 있으니 알곡을 담보로 농협중앙회가 저리로 수매자금이라도 지원했으면 한다” 면서 “우리밀과 관련한 각종 육성대책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농협중앙회 회원농협으로 등록되는 것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평식 조합장은 “ 우리밀의 가공과 판매는 단순히 소비자에게 물건을 파는 행위가 아니며, 또한 농민의 땀과 희망, 그리고 양심과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며, 농촌과 도시가 함께 상생하는 모범을 창출하는 길이다”면서 “정부는 우리밀에 대한 현실적인 제도마련을 조속히 시행해야 하고 생산자인 농민은 소중한 식량 자원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밀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기능과 새싹을 틔워 만든 녹즙 등이 혈액을 깨끗하게 하고 변비치료와 치질, 게실증, 결장암 발병기회를 대폭 줄이고, 고혈압 조절기능, 혈당치의 상승을 억제하고 당료병 치료 및 예방과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밀 배아에 들어있는 토코페롤(비타민E)에 대한 가치는 새롭게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