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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김민호 기자]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폭로한 고승덕(54) 한나라당 의원이 8일 오후 검찰에 출두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상호)는 이날 오후 1시51분께 고 의원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한다.

고 의원은 폭로 배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회의원이 된 후 전당대회에서 돈봉투를 경험했고 항상 그것이 관행이라고 생각했고, 특정인을 겨냥한 것은 아니었다"며 "한국정치가 깨끗하고 투명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돈을 준 사람이 박희태 의장이 맞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은채 조사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검찰은 고 의원을 상대로 돈을 건넨 후보가 누구인지와 돈 봉투를 돌려준 시점과 상황 등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고 의원의 폭로로 촉발된 이 사건과 관련, 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박희태 국회의장과 안상수 의원 등이 일단 '돈봉투 살포자'로 지목된 상황.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5일 '고 의원과 관련자 전원'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돈봉투 살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검찰은 정당법을 적용해 이들을 사법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정당법 제50조는 당대표 경선 등에서 선거인으로 하여금 투표를 하게 하거나 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금품·향응 등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의사를 표시·약속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고승덕 의원은 뉴시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18대 국회에서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후보 중 한 명이 대의원인 나에게 돈 봉투를 준 적이 있다"며 "당시 후보로부터 300만원이 든 봉투를 받았고 이런 것을 안 줘도 지지한다는 의미로 돌려줬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당시 그 사람이 대표로 당선됐는데 이후 같은 친이(이명박)계인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며 "아마도 '자신을 지지하지 않기 때문에 돈을 못 받고 돌려줬구나'라고 오해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는 소신에 따라 봉투를 돌려보냈고 실제로 그 후보에게 투표했지만 당선된 후보가 자신을 바라보는 눈초리가 싸늘했다"며 "정치 선배에게 물어보니 돈을 돌려보냈기 때문이라고 말해줬다"고 언급했다.

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인사는 박희태 국회의장과 안상수 홍준표 의원 등 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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