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방문 “원인·실태 제대로 파악하나?”…1회성 이벤트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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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박 일 기자] "교육당국이 학교폭력 원인 및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게 뭐냐?"

새누리당 당권도전에 나선 9인의 출마자들은 11일, 전국 '쓴소리 듣기 탐방' 대구 방문에서 이같이 십자포화를 맞았다.

이날 오후 3시 대구 중구 대구청소년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전대후보자 학교폭력 관련 '쓴소리 듣기' 간담회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학교폭력에 대해 고언을 서슴지 않았던 것.

이날 '쓴소리 듣기' 간담회에는 새누리당 전당대회 출마자인 김경안, 황우여, 이혜훈, 유기준, 정우택, 홍문종, 심재철, 원유철, 김태흠 후보자(기호순) 9명 전원이 참석했다.

후보자들은 최근 잇따른 학생 자살 사건이 발생한 대구를 방문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 및 학생상담 전문가들에게 ‘학교 폭력’ 관련 쓴소리를 청취했다.

이날 '쓴소리 듣기' 간담회에 참석한 참석자들은 50여분 간 교육 정책의 문제점과 학생상담 전문가 처우 개선, 학생 인권 등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후보자들에게 전달했다.

이윤구 자유교원조합 중앙위원장은 "교육당국에서 학교폭력에 대한 원인 분석 및 실태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을 수 없는 게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교육청 학생 생활지도 담당자들이 현장에 나와야 하는데 자꾸 공문만 보내고 있다. 이유를 물으니 교과부에서 엄청난 양의 공문을 보내 현장에 나갈 시간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학교폭력 예방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마련하는 등 노력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전혀 없다. 그저 공문만 내려 보내면 할 일을 다 한줄 안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대구시교원단체총연합회 신경식 회장은 "학교폭력은 생활지도의 일환으로써 다뤄야 할 문제"라며 "학교폭력 문제를 근본적으로 예방하려면 학급당 인원수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교과부의 정책 담당자 가운데 교사 출신 실무자는 단 2명밖에 없다. 현장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책상머리에 앉아 어떻게 제대로 된 교육 정책을 만들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수도권 중심으로 일률적으로 교육 정책을 만들다보니 실제 현장에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며 "지역마다 특성이 다른 만큼 정책 결정 과정에 지역 전문가들도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상담 전문가들은 새누리당 전당대회 후보자들에게 턱없는 예산 부족과 낮은 보수 등 처우 개선을 집중적으로 요구했다.

대구청소년종합지원센터 진혜전 통합지원팀장은 "대구지역 청소년 인구는 35만명인데 비해 대구지역 청소년지원센터 인력은 100명에 불과하다. 꾸준한 상담이 이뤄지기 힘든 실정"이라며 현상황에 대해 토로했다.

특히 "일을 하고 싶어도 항상 예산과 인력이 부족해 허덕이고 있다. 새누리당에서 학생상담을 통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예산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구 동부Wee센터 이차숙 실장은 "관내 학생 수는 10만명인데 불구하고 Wee센터 전문상담사는 단 3명에 불과하다.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쉴 틈 없이 일해도 일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어 "전문상담사들 모두 석사 이상 학위 소유자인데도 불구하고 연봉이 2000만원 밖에 안 된다"며 "전문적인 학생 상담을 위해 인력과 예산을 보충해 달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전국 '쓴소리 듣기' 투어가 1회성 이벤트에 불과한 보여주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장을 찾아 국민들의 가려운 부분을 청취하지만, 추후 관련 정책이 바뀌지 않아왔던 사례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이날 전국언론노조와 대구지하철노조, 영남대병원노조, 건설기계노조 조합원들의 간담회에서는 행사장 주변에서 후보들에게 각각 현 정권의 언론장악 문제 및 영남대병원 해고자 복직, 대구도시철도공사 해고자 복직, 관급공사 임금체불 문제 등 해결을 위한 면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전대 후보들은 "다음 일정상 면담은 나중에 하자"며 뒷문으로 행사장을 빠져나갔고, 이에 조합원들이 버스를 가로막고 잠시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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