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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송하훈기자] 대학 배구 스카우트 입시 비리에 국가대표 출신 유명 감독이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한동영)는 고교 감독시절 제자의 대학 진학을 돕는 대가로 학부모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배임수재)로 하종화(43) 현대캐피탈 프로배구팀 감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은 또 고교 배구팀 감독 출신인 모 프로배구팀 코치 권모(36)씨와 한국배구연맹 간부 정모(50)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하 감독은 지난 2008년 4월 학부모 강모(50)씨로부터 기량이 부족한 선수의 서울 S대학 체육특기자 선발 청탁 명목으로 2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하 감독은 또 2009년 5월 학부모 엄모(52)씨에게서 기량이 우수한 다른 선수와 함께 자신의 자녀가 S대 체육특기자로 선발되도록 신경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2000만원을 챙긴 혐의도 있다.

지난해 5월까지 경남의 한 고등학교 배구팀 감독으로 재직했던 하 감독은 학부모 강씨로부터 '아들 실력이 뛰어나지 못해 지방대라도 진학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뇌물을 챙겼다.

실제로 돈을 건넨 학부모의 자녀는 서울소재 대학에 입학한 것으로 드러나 하 감독이 대학측의 고교 선수선발 과정에도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와 함께 권 코치는 2008년 6월 고교 감독시절 학부모 엄모(51)씨로부터 S대 체육특기자 선발에 힘써주는 대가로 2000만원을, 정씨는 2008년 8월 학부모 구모(55)씨 자녀의 수도권지역 K대 진학 청탁 명목으로 1500만원을 받은 사실이 각각 적발됐다.

검찰에 따르면 고교 배구팀 감독들은 대학 측이 기량이 부족한 선수들을 체육특기자로 선발하는 조건을 전제로 실력이 우수한 선수를 뽑는 것을 허락했고, 이런 허점을 이용해 기량이 부족한 자녀의 학부모로부터 대학진학을 돕는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

대학 감독들은 우수한 고교 선수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해당고교 감독들의 추천을 받은 실력미달의 선수들도 함께 체육특기자로 선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체육특기자로 추천받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대출을 받는 등의 방법으로 고교 감독에게 입학 사례금을 제공했다"며 "대학은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선수 개인의 기량을 계량화하고, 교육당국은 주기적으로 체육특기자 선발의 적정여부를 사후 심사하는 등 지도·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자녀의 대학진학 청탁과 함께 뇌물을 건넨 학부모 4명에 대해선 배임중재 혐의로 약식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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