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모델서 배우로 전향…“선과 악이 공존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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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들었을 땐 아직은 낯선 배우 정경훈은 육군 중사, 패션모델, 모델학과 교수까지 다른 배우들과는 조금 특이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정경훈은 지난 2000년 패션 모델 활동을 시작으로 연예계에 발을 디뎟으며 2001년 연극 ‘여자를 말한다’ 로 연기를 시작했다. 그동안 그는 연극뿐 아니라 케이블 드라마 ‘데자뷰 시즌3’ , 영화 ‘유감스러운 도시’ 및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으며 케이블채널 드라마 '쩐의 전쟁'과 '데자뷰'에도 출연하며 활동 범위를 넓혀왔다.

[투데이코리아=정단비 기자] 정경훈이 탑모델에서 배우로 전향한지 벌써 10년이 흘렀다. 적지않은 기다림이 있었던 그는 정지훈, 유준상, 신세경, 김성수, 이하나 등 쟁쟁한 스타들이 출연하는 영화 ‘알투비:리턴투베이스’에 출연한 개봉을 앞두고 ‘제2의 전성기’를 꿈꾸고 있다.

지난 14일 3시경 여의도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만난 정경훈은 무더운 날씨에도 여유있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최근 여배우들의 '경상도 사투리' 열전에 대해 언급하던 그는 자신이 부산 출신이라며 경상도 사투리를 샤용하는 기자에게 반가움을 표하기도 했다.


Q. 경력이 화려한데, 그동안 어떻게 지내왔나?

직업군인을 하다 CF모델과 패션모델 생활을 같이 했었다. 사실 진짜 연기의 데뷔는 싸이의 데뷔곡 ‘새’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것이다. 예능에 출연하면 말하려고 했는데. 하하

또 원래 교수의 꿈도 있었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적성에도 맞았는데 우연한 기회에 학과장님 추천으로 대학강사도 했었다. 아쉽게도 시간 문제로 지금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 강단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기도 하다.

모델을 할 당시에는 우리나라 유명한 컬렉션 같은 경우는 다 섰었는데 패션모델은 차승원 선배처럼 진짜 탑모델이 아니면 알려지는게 힘들다. 그래서 CF를 찍었고, 그 뒤 얼굴을 더 알릴 수도 있었다. 그 후 MBC 주말 드라마 ‘내여자’를 통해 고주원의 학교 선배로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췄었다.


Q.이번 영화 ‘알투비’에서 맡은 역할은?

황 대위라는 파일럿 역을 맡았는데 영화에서 정지훈, 김성수, 이종석, 이하나 씨가 이글편대고 저와 유준상, 정경호 씨가 펠콘편대로 서로 대립하는 관계로 나온다. 영화를 보면 정경호씨와 함께 지훈씨를 많이 괴롭힌다. 하하


Q.영화 ‘알투비’ 촬영당시 어려운 점이나, 에피소드는 없었나?

육군 직업군인 출신인데 영화는 공군이라.. 그래도 감회가 새로웠다. 지난해 이맘쯤 촬영을 했는데 전국에 있는 공군 비행장을 다 돌아다녔다. 활주로에는 그늘이 없어서 그늘을 찾아다니느라 고생했다. 전투기 조종사복을 처음입어봤는데 너무 무겁고 열이 그대로 전달돼서 힘들었다.

하루는 너무 햇빛이 뜨거우니까 식사를 하고 3:3 족구 내기를 한 적이 있는데, 상대편에 감독님과 지훈씨가 포함돼 있었다. 우리편의 거의 다 이겼다가 진적이 있다. 지훈씨가 승부욕이 강해서 조종복을 입고 하다가 더우니까 옷을 벗고, 그래도 더우니까 속에 입는 옷까지 벗고 경기에 임해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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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알투비:리턴투베이스’ 정경훈 스틸
Q.연기를 처음 시작하게된 계기는?

연예계 쪽일을 원래도 하고 싶었고, CF모델 시절 한 촬영장에서 모델의 실수로 계속 NG가 나자 감독님이 굉장히 화가 났었다. 그 당시 감독님이 “모델들은 비쥬얼은 좋은데 입만 열면 연기가 안된다”는 쓴소리를 했는데 그 말을 듣고 깨달은 바가 있어 연기를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직접 극단을 찾아갔다.
2001년도 대학로의 ‘연단’이라는 극단에 들어갔는데, 그 곳에서 ‘여자가 말한다’라는 작품으로 처음 무대에 서게 됐다. 그 후 네 편 가량의 연극을 했고, 케이블채널의 '쩐의 전쟁'과 '데자뷰'라는 작품을 찍기도 했다.

최근 모델 출신 배우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연극을 한두 작품 해보기를 권한다. 배우로써 관객들과 호흡을 느낄 수 있고 캐릭터 분석력도 많이 늘 수 있다.


Q.CF계 러브콜을 많이 받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

신인시절부터 김선아 씨, 차범근 감독과 함께 국제전화 서비스 광고를 비롯하여 배용준 씨와 함께한 이동통신 광고, 신화와 찍은 콜라 광고, 홍명보 감독과 은행 광고까지 각 분야의 톱스타들과 광고를 많이 찍었다.
이미지가 다양해서 그런 것 같다. 선과 악도 공존하면서 지금은 수염이 있지만 수염을 깎으면 또 다른 이미지가 있다. 부드럽고 편한 캐릭터도 있는 것 같다. 광고에서는 코믹한 캐릭터도 많이 연기했다.

Q.다양한 경력 중에 얻은 가장 친한 인맥을 꼽자면?

배우 중 제일 친한 배우가 전작에서 함께 한 정준호 선배다. 사실 정준호 선배는 유명하기 전에 같은 극단에 있었다. 그 뒤로 친분을 쌓기 시작해 결혼식에도 운전을 다 해줄만큼 친해졌다.
실제로 결혼식 날 이하정 아니운서까지 다 픽업을 해서 호텔까지 데려다줬다. 정준호 선배는 배우로서 롤모델로 잡고 있기도 하다.

Q.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가장 하고 싶은 역할은 이중인격자 역할을 해보고 싶다. 모 케이블에서 방송국 PD인데 여자 앵커를 스토킹하는 스토커 역할을 한 경험이 있는데 그 당시 캐릭터에 대한 재미를 느꼈다. 그 캐릭터를 위해서 자료조사 중 로빈 윌리엄스가 스토커로 등장하는 영화를 접한 적이 있는데 엄청 살벌하다는 느낌을 느꼈다. 선한 얼굴로 뒤에서 또다른 모습을 가진 그런 역할이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극단 단원들과 함게 스토커를 면밀히 분석했고 여러가지 자료도 찾아가며 준비했지만 정작 촬영 때 감독님게서 너무 연극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갔다면서 좀 더 자연스런 연기를 주문했었다. 아쉬움도 있었지만 어쨋든 또 다시 스터커 역을 맡는다면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Q.앞으로 계획은?

최근 학교폭력에 관련된 영화에 대해 검토 중이다. 이제 시나리오가 나온 상태라 정해진 캐릭터는 아직 없다. 다만 사회 시사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작품에 게런티를 떠나 작품을 하고 싶다고 출연의사를 밝혔다.

사실 로버트 드니로가 우상이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선과 악을 모두 소화 잘하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고 모든 영역을 넘나드는 그런 배우로 인정 받고 싶다.

또 작은 역할의 배우는 있어도 작은 배우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고 어떤 역할을 맡든 최선을 다해서 인정받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앞으로 나의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하고,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될 것이니 지켜봐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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