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이어 피치도 상향 조정…IMF 이후 금의환향

신용등급3.jpg
▲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국가신용등급 비교표

[투데이코리아=정단비 기자]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연이어 상향 조정하면서 한국이 당당히 경제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AA급 시대에 도래한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됐다고도 볼 수 있다.

지난 6일 피치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사우디와 함께 AA-등급로 매겨 G20국가 중 '빅7'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피치가 레벨에 올려 놓은 국가는 불과 8개국이다. 최고 등급인 AAA등급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카나다, 호주 6개국이 있다.

이번 신용등급 상향은 우리나라가 지난 1996년말 G20의 상위 8번째를 기록하는 쾌거를 거뒀으나 다음해인 1997년 'IMF 사태'를 맞아 17번째로 밀려났다가 복귀한 것이라 더욱 뜻깊다. 또 경제대국 일본과 세계 최고량의 달러를 보유한 중국보다도 높은 등급을 받았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번 평가에서 피치는 우리나라의 견조한 성장세, 낮은 실업률, 양호한 재정건전성, 경사수지 흑자기조, 통화 및 재정정책 여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외건전성과 관련해서도 사상 최대인 3168억8000만 달러(8월말 현재)의 외환을 보유한데다 단기외책 비중이 감소한 점도 피치로 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그동안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건전재정기조와 자본유출입 변동완화 방안, FTA확대를 통한 수출다변화, LTV규제, 공기업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등 전반적인 경제정책방향에도 피치는 높은 점수를 메겼다.

앞서 지난달 27일도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양호한 재정건전성, 경제활력·경쟁력, 은행부문의 대외취약성 감소, 북한문제의 안정적 관리 등을 한국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a3'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비금융 공기업에 대한 신용등급은 조정되지 않았으나, 무디스가 한국에 국가신용등급을 부여하기 시작한 이래 사상 최고 등급이다.

무디스의 등급 상향조절은 지난 2010년 이래 재정수지 흑자추세를 보이고 있고, 안정적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등 재정여건이 매우 양호하다고 판단에서다.

또 수출 경쟁력을 바탕으로 외부충격에 견조히 대응했고 노동 시장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지난 4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한 바 있는데 당시, 재정과 대외 건전성이 지속되고 북한 리스크가 안정적으로 관리될 경우 '더블에이급(AA)'으로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무디스는 한국의 재정 펀더멘털이 강하고 경제 회복력이 높으며,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좋고, 은행 부문의 취약성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북한 리스크와 관련해 취약성이 약화된 점도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은성수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무디스가 우리 정부의 정책적인 대응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 같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로 다른 나라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상황 속에서 두차례에 걸쳐 우리나라 등급이 올라가는 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무디스에 이은 피치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우리나라의 향상된 경제체질 및 거시경제운용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등급조정은 우리나라 전체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민간부문의 제품 및 서비스 이미지 개선, 수출증대에 긍정적 효과, 해외투자자들의 한국물 투자 개선 등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