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 세계롤러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선수들 단체사진 [사진=KRSF 공동취재단]

[투데이코리아=정단비 기자] '2012 세계롤러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 42km 인라인마라톤대회를 끝으로 8일간의 대장정이 모두 끝났다. 한국은 주니어 여자부에서 이번 대회 가장 큰 활약을 펼쳤던 유가람(경기 동안고등학교)이 은메달을 추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국은 당초 종합우승을 목표로 이탈리아에 왔지만, 결과는 근래들어 가장 낮은 성적으로 돌아가게 됐다. 지난 2006년부터 이룩해 온 종합2위 이상의 결과에서 한 단계 내려간 종합3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금메달만 따져봐도 2006년 8개, 2007년 10개, 2008년 9개, 2009년 15개, 2010년 5개 그리고 2011년 13개를 획득한데 비해 올해는 4개에 그치며 지난 2010년 주니어만 참가한 대회 때보다 적은 금메달을 획득했다.

종합적으로 참가국가를 간단히 평가한다면 다음과 같을 수 있다. 콜롬비아의 경기력은 대단했다. 이의가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경기력보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데 그쳤던 유럽 국가들의 대약진이 그 어느해 보다도 두드러진 대회이기도 했다. 이들의 평균 훈련량운 한국 선수들도 놀랄 정도로 많고, 비시즌에는 빙상이나 싸이클을 같이 병행한다고 한다. 지난 2008년 정도부터 성장의 가능성이 보였던 이들 국가의 약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 그리고 전통적 강호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국가도 세대교체를 통한 안정적인 성장의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콜롬비아를 뛰어넘는 것보다 이들 국가의 위협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을 쌓는 것이 급선무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니어 남자부의 집중력과 메달 결정적이 가장 필요한 사항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니어 남자부는 노메달에 그쳤다. 장수철(경상남도청)는 아쉽게 메달을 놓쳤고, 최광호(대구광역시체육회)는 폭발적인 힘은 갖추고 있지만 노련한 경기운영과 좀 더 많은 시니어 경험이 필요하다.

그동안 메달종합순위 2위 이상의 배경은 사실상 주니어부의 맹활약 덕분이었으며,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번 대회 때 주니어부도 공격력은 무뎠고, 위협적이지 못했다. 오히려 유럽선수들의 성장에 당황할 뿐이었다. 주니어의 작년과 올해의 흐름은 결과적으로 천지차이였다.

또하나 극복해야 할 것이 로드 부문의 경기력이다. 국내의 모든 대회의 기준은 전국소년체육대회와 전국체육대회이다. 이를 기반으로 모든 전국대회는 기본적으로 트랙대회로 운영된다. 로드대회라고 해봐야 코리아오픈을 포함하여 2개를 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은 트랙에서 극명하게 강하다. 그러나 로드로 넘어가면 상황은 역전된다.

단거리, 장거리 모두 유럽 국가들을 상대하기에 역부족이다. 그들은 평소 로드에서 일상적인 훈련을 한다. 그동안 우리는 우효숙과 남유종 등 일부 선수들이 그나마 트랙 뿐만 아니라 로드까지 잘 해주었기 때문에 버텨왔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 스타들의 침체로 인해 실상이 드러나고 있다. 만약 전국체전에 로드 종목이 추가된다면 사정은 차츰 나아질 수 있겠다지만 힘든 실정이다. 대한체육회에서 올림픽종목도 아시안게임 종목도 아닌 롤러 종목에 메달을 추가해준다는 것도 그렇고, 이렇게 될 경우 로드 경기를 할 수 있는 경기장을 추가로 건설해야 하기 때문에 개최시도에서도 환영하지 않을 수 있다. 이래저래 깊은 고민을 할 시기가 왔다.

차세대 선수의 육성도 필요하다. 지금 한국은 시니어 단거리는 임주희(논산시청)와 임진선(경상남도청)에서 신소영(대구광역시체육회)과 안이슬(청주시청)로, 시니어 장거리는 남유종(안양시청)에서 최광호(대구광역시체육화)로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다.

지금 대표선수만 두고 본다면 장거리에서 우효숙(청주시청)의 후계자는 유가람(경기 동안고등학교)이다. 우효숙은 지금 한국 롤러의 성장에 있어서 핵심인물이다. 국내대회, 아시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월드게임,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것은 다 이루었다. 이에 기량 면에서 이미 정점을 찍었다고 일부에서는 판단한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도 일부 드러났다고 볼 수도 있다. 비록 대회 직전 입은 부상의 여파가 있었다지만 결과가 이전에 비해 좋지않았기 때문이다. 비록 아직 그 기량이 녹슬지는 않았지만 우효숙의 부재를 대비한, 포스트 우효숙을 준비할 시점이 온 것이다.

한편 금 4개, 은 4개, 동 9개를 획득하고 콜롬비아와 개최국 이탈리아에 이어 메달종합 3위를 차지한 대한민국 국가대표선수단은 지난 16일 로마를 출발하여 17일 오후 4시 30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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