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도덕적으로 문제"…"웅진, 연락끊고 잠적"


▲ 웅진의 모럴해저드 논란과 관련한 보도

웅진홀딩스·극동건설, 자사 계열사 빚부터 해결

[투데이코리아=정단비 기자] 최근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을 법정관리 신청하면서 구설수에 오른 웅진그룹이 '모럴해저드'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가족과 친인척들이 법정관리 신청 직전에 웅진그룹 계열사 주식을 매각한 사실과 함께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신청 직전, 자산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웅진홀딩스는 자사 계열사 웅진씽크빅 250억원과 웅진에너지 280억원의 단기차입금 530억원을 상환예정일이 28일임에도 불구하고 법정관리 신청 1일전, 25일 상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극동건설이 지난 25일 현금 창출력이 높은 회사로 알려진 '오션스위츠 제주호텔' 지분 100% 전량(34억 원)을 웅진식품에 매각한 것도 드러났다.

앞서 웅진은 윤 회장의 부인 김향숙 씨는 지난 24, 25일 이틀에 걸쳐 웅진씽크빅 주식 4만4781주를 전량 매각한 사실과 윤 회장의 친척 윤모 씨(53)도 웅진코웨이 보유 주식 3290주 중 2890주를 14∼25일 5회에 걸쳐 처분한 것이 밝혀져, 채권단으로부터 "법정관리 신청 몇 일전 웅진 측의 지분매각은 모럴해저드의 극치"라는 비판을 받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지 조사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채권단은 "웅진그룹이 일부 채무를 지난 25일 조기 상환한 것을 보면 극동건설 CP 150억원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살아남은 계열사만이라도 챙기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대출금 조기 상환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웅진홀딩스의 여유자금을 유출시켜 재무사정을 악화시켰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했으며, 지난 27일 김진수 금감원 기업금융개선국장은 "1차부도 액수가 150억원이어서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걸로 봤다. 그런데 갑자기 웅진그룹측에서 연락을 끊고 잠적하더니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웅진이 숨기기로 결심했다면 당국이나 채권은행이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긴급 브리핑에서 밝혀 웅진의 이번 법정관리 신청이 단순한 부도가 아니라 '뭔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웅진그룹은 언론에 "오션스위츠 지분은 현금 확보를 위해 팔았다"며 "계열사 대출은 웅진코웨이의 원활한 매각을 위해 초단기로 빌린 것이고, 매각에 문제가 생기면서 자금이 필요 없게 돼 상환한 것일 뿐이다"고 해명했다.

웅진코웨이 매각 대금 두고, 웅진 vs MBK 양측의 상반된 입장
웅진 "매각대금 MBK가 빨리 안줘"
MBK "원하는 날에 주려했으나 웅진이 상의없이 법정관리 신청"

하지만 웅진코웨이의 매각에 문제가 생긴 것도 웅진 측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향후 법정관리를 신청한 의도를 놓고 더 큰 논란이 예상된다.

그동안 웅진은 웅진코웨이 인수를 추진했던 MBK파트너스 "이달 28일까지 1조2000억원 대금 지불 완료를 희망했으나 MBK파트너스가 다음 달 2일에나 가능하다"고 해 코웨이 매각대금이 원하는 때 들어오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쳤었다.

이에 MBK파트너스는 웅진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예정대로 28일 인수를 완료하려 했으나 웅진 측이 사전 논의 없이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신청 직전에 일방 통보했다"고 밝히며 "거래를 원래 계획했던 대로 마무리하기 위해 법적 대응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반박해 일부에서는 윤 회장이 코웨이의 경영권까지 유지하기 위해 매각을 파기하고 법정관리 신청을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웅진의 법정관리 신청 배경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일련의 과정을 접한 네티즌들은 "개인투자자들에게만 피해를 입힌다"며 웅진의 도덕성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런 기업을 금감원에서 관리 안하고 멀한단 말인가. 어음을 받은 수많은 기업들이 도산할것인데 돈을 빼돌려 더러운 기업주들 모두 재산몰수해서 기업어음받은 채권자들에게 보상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또 다른 네티즌은 "웅진은 사기집단인가? 법정관리신청 이전에 웅진 국내외로 엄청난 자금을 빼돌렸다고 보아야 하는것 아니냐? 윤회장 주변인들 자금흐름을 철저히 조사 수사해야만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웅진은신광수(43) 웅진홀딩스 대표이사(전무)는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윤 회장이 창업주로서 코웨이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룹 전체가 사는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하며 다른 계열사를 살리기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뜻을 나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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