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읽기] 지지율 답보·당내 불협화음, 朴의 소극적 태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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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야외상영장에서 개최된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나란히 참석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문재인 캠프 제공)


당 일각서 예비내각 발표 검토 필요성 제기

[투데이코리아=신영호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은 외부변수에 기인한 바가 크다. 박 후보의 역사 재인식이 지지율 하락세를 멈추게 한 것을 넘어 반등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은 당 밖에 있는 안철수 문재인 후보의 단일화 국면에 여론에 쏠려있는 탓이 큰 것이다.
그렇다고 수세적 상황을 모든 외부 요인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문제는 단일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박 후보의 전략이 없어 보인다는 데 있다. 박 후보는 그간 고집스러울 정도로 민생행보에 치중하면서 돌발변수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듯한 인상을 줬다. 야권의 단일화 움직임을 하나의 이벤트로 보고 있는 듯 했다. 야권 단일화 맞설 선제적 대책이 기대되는 분위기에서, 박 후보는 강거너 불구경하는 자세로 돌파구 마련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렇다보니 박 후보에 대한, 그리고 대선 승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당 안팎에서는 높아졌다. 그러면서 박 후보의 장점인 안정성과 국정운영의 예측가능성이 부각되지 못했다. 이 불확실성이 박 후보 대선 가도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지지율 멈춤 현상은 유권자들이 박 후보에 갖는 불확실성이 반영된 결과다. 최근 불거진 당내 조직개편론에 이은 내부 불협화음도 박 후보에 대한 회의적 태도가 자리잡고 있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를 추진할 의사가 없다"며 사퇴를 시사한 것도 이런 이유가 크다.

만약 이런 내우외환 국면이 조기에 매듭되지 못하고 장기화되면 박 후보의 강점이 약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개연성이 높다.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박근혜 필패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박 후보가 당 안팎에서 형성된 불확실성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조직개편론도 이 범주에 속하는 문제다.

그런데 카드가 마땅치 않다. 조직개편론은 추진될 확률이 낮다. 박 후보가 "지금은 힘 모아 선거를 치러야 할 때"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고, 대선을 70여일 앞둔 조직 전면 개편은 늦었다는 의견도 많다. 비박계 김용태 의원이 제안한 개헌론도 박 후보의 수용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그렇다고 중앙선대위 외부인사 영입으로 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보는 사람은 극소수다. 야권의 단일화에 맞서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당 일각에서는 예비내각(섀도우케비넷) 구성 필요성을 거론한다. 당선을 가정하고 새 정부를 이끌어 갈 예비 각료을 미리 발표하자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안철수 문재인 후보가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는데 박 후보도 자신의 국정운영의 동반자를 내보이며 경쟁 구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되면 국정운영의 예측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조직개편론도 그 이면에는 향후 내각 조직 등을 염두해 둔 자리다툼 성격도 있다"며 "박 후보가 예비내각을 발표하면 이런 문제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남경필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들에게는 이런 사람들이 집권해 꾸려나가겠다는 것을 판단할 수 있는 새 인물을 대거 영입하고 나머지 분들은 좀 뒤로 물러나는게 맞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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