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이 모바일 선거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다각도로 애쓰고 있으나, 이번 손 전 지사 칩거로 그 효과가 의문시되고 있다.

각종 홍보, 특히 초반 경선투표율 부진을 만회할 마지막 기대주로 모바일 선거에 대한 홍보가 여럿 기획됐다. 그러나 돌연 국민들의 관심이 손 전 지사 칩거와 그 배경이 되는 이른바 동원경선, 조직선거로 쏠리면서, 당이 기대하던 '모바일선거 태풍' 대신 '미풍'으로 끝나게 된 것.

◆모바일 홍보 UCC도 다 만들었는데......

현재 민주신당은 '강효리'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을 내세운 홍보 영상 광고를 제작에 박차를 기하고 있고,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자작동영상(UCC) '폰투유'에 출연, 작업을 마친 상태다.

유 전 장관측 관계자들은 "유 전 장관이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고 이구동성 전했다. 유 전 장관 본인 역시 기자간담회에서 "어려운 사정을 만회하기 위해 망가졌다"고 전하는 등, 국민들에게 호소하기 위해 노력해 회심의 역작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일정 같으면 유 전장관의 '캠프가 망했어요' 동영상이 20일경 공개돼 인구에 회자되면서 모바일 선거 바람몰이에 일조해야 한다. 또 강금실 전 장관은 얼마 전 "민주신당 출범 과정에 국민 감동이 없다"고 비판했다가 어렵사리 진보민주정당을 위해 다시 한 번 나선 것.

그러나 이런 노력에 쏠려야 할 관심이 모두 손 전 지사의 두문불출에 기울어지면서 민주신당쪽을 머쓱하게 하고 있다. 특히나 이번 칩거를 놓고 긍정적인 시각보다는 "또 집안싸움"이라거나 "이인제를 연상시킨다" 등 민주신당 자체를 백안시하는 여론마저 일고 있어, 애써 홍보를 위해 뛴 인사들을 기운빠지게 하고 있다.

◆"경선 강행,모바일투표 독려도 계속" 가닥

이런 상황에 민주신당쪽과 각 캠프쪽은 무척 당혹스런 표정.

문제의 칩거 선언이 나온 19일 밤, 민주신당 관계자들은 곤혹스런 표정이었다. 이런 돌발상황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는 것은 당이나 각 캠프 모두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일단 모 캠프 관계자는 "성실하고 절실하게 노력해 나갈 뿐"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전해 조직선거 논란에 이어 상대후보의 칩거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처할 묘안은 사실상 전무함을 간접 토로하기도 했다.

다만 경선은 이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쪽으로 양쪽 캠프와 당 관계자들이 기본적 사항에는 생각을 같이 하면서, 그렇다면 더더욱 믿을 건 모바일 선거뿐이라는 인식도 강하게 퍼지고 있다. 김현미 의원은 19일 밤 논평을 내고 "국민경선은 각 캠프의 문제라기 보다는 민주세력의 운명이 달린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해찬 캠프쪽에서도 "애초 손학규 후보가 불만을 토로한 대로 현재 경선에 조직선거가 개입할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일단 경선은 끝까지 가야 하지 않겠냐"는 입장이 흘러나오면서 각오를 다시 다지고 있다. "이왕 이렇게 된 것이라면 '버스떼기(조직선거)'를 꺾을 방법 모바일은 '폰떼기'뿐"이라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국경위도 모바일 유도 혈안…"올인 바람직않다" 우려 나와

민주신당 국민경선을 총괄하는 국민경선준비위원회(국경위)가 모바일선거 방식을 19일 간소화하기로 발표한 것도 이와 같은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분석이다. 민주신당 국경위 이기우 대변인<우측 사진>은 "기존에 인터넷으로만 접수하게 했던 모바일 투표 신청을 전화를 통해서도 신청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많은 참여를 부탁했다.

인터넷+핸드폰으로만 이뤄지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나이든 국민들에겐 어필하기 어렵다는 일부의 요구에 따라 전화 접수라는 보완책이 대안으로 받아들여진 것.부정 선거 시비에 무척 신경을 쓰면서 본인 확인에 철저를 기하던 국경위가 전화접수라는 방식을 허용한 것은 당이 모바일 선거에 사활을 걸기로 했음을 방증한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이러한 당과 각 캠프의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모바일 선거가 세계 정치사상 유례가 없느니만큼 신중을 기해 진행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여기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는 옳지 않다는 것. 특히 이렇게 무게를 싣다가 경선 자체가 모바일 투표상의 각종 부작용으로 완전히 이그러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민경선에 관심이 저조할 수록, 또 손학규 후보 칩거라는 돌발변수 등장 등 난제가 많이 개입될 수록 모바일 선거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음을 유념하면서 모바일 바람을 유도하는 어려운 경계선을 민주신당과 민주신당 후보들은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