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형이 근무하는 법무법인에 사건알선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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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정단비 기자] 김광준 검사의 뇌물수수 사건을 시작으로 한상대 총장이 사퇴를 하는 등 검찰 내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검사 알선 비리 사건이 또 드러나 검찰 안팎에 충격을 주고 있다.

3일 대검 감찰본부(본부장 이준호)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소속 박모(38) 검사가 자신이 수사한 사건을 매형이 근무하는 법무법인에 알선한 혐의를 포착,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감찰본부는 박 검사를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검사는 지난 2010년 강남 지역 11개 병원을 대상으로 프로포폴 불법 투약(의료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던 중 수사 대상자들에게 매형인 A변호사(47)가 속해 있는 법무법인을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찰본부는 이날 박 검사와 해당 변호사의 사무실ㆍ차량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의 연이은 사건들은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의 측근 강모씨에게서 2억7천만원을 수표와 현금으로 받은 사실이 경찰 수사에서 드러나면서 비롯됐다.

그러나 곧이어 서울동부지검에서 전모 검사의 성추문 사건이 터져 여론의 지탄은 최고조에 달하게 됐다.

전 검사는 지난달 10일 검사실에서 여성 피의자를 조사하던 중 유사성행위를 한 데 이어 성관계까지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사흘 뒤 해당 여성을 다시 만나 자신의 차에서 유사성행위를 하고 왕십리의 모텔에서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러한 사건을 비판하며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서울남부지검 소속 윤대해 검사의 글이 '짜고 치는 개혁'임이 드러나 검찰은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를 입었다.

윤 검사는 자신이 제시한 개혁 방안이 사실은 별것이 아니고 개혁을 하는 척하면 검찰에 유리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동료 검사에게 보내려다가 언론사 기자에게 잘못 보냈다.

한편 한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 별관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취임 이후 검찰 내부의 적, 바로 오만과의 전쟁이 가장 어려웠다"며 "결국 나는 이 전쟁에서 패배했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한 총장은 "취임 이후 선포했던 3대 전쟁 중에 종북좌익 세력과의 전쟁, 부정부패와의 전쟁에서는 많은 성과를 거뒀다. 가장 어려운 싸움은 내부의 적과의 전쟁, 바로 우리의 오만과의 전쟁이었다"며 "그간 감찰을 강화하고 국민의 시각에서 나름대로 많은 제도 개혁을 했지만 이 전쟁은 고뇌와 고난, 오해와 음해로 점철된 끊임없는 전투이자 처절한 여정이었다"며 "환부를 도려내면 다시 돋아나고 적을 물리치면 또 다시 물밀 듯 다가왔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결국 나는 이 전쟁에서 졌다"며 "우리의 오만을 넘지 못하고, 여러분의 이해와 도움을 얻지 못했다"고 한탄했다.

이로써 한 총장은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이래 검찰수장을 맡은 17명 중 11명째로 중도사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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