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6년만에 상무로… 한가족 3명 동시에 '승진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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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왼쪽부터) 조현아·조원태 부사장, 조현민 상무

일반 직장인 임원까지 21년…조현민 상무는 6년
조현아 14년·조원태 9년만에 부사장
'초고속 승진'은 일반 사원들에 박탈·위화감 조성 의견도

[투데이코리아=정단비 기자] 연초 대한항공의 정기인사로 조양호(64) 한진그룹의 3남매가 나란히 승진을 해 눈총을 받고 있다.

현재 많은 한국의 대기업들이 부를 대물림하듯 경영세습을 하고 있지만, 이번 대항항공의 한진 3남매 승진은 너무 '대놓고 노골적이다'라는 지적이다. 재계에서도 자녀가 한꺼번에 승진하는 것은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조 회장의 막내딸인 조현민(30) 대한항공 상무는 입사 6년 만에 대리에서 상무까지 승진을 했다. 일반적인 직장인이 임원이 되기까지 평균 21년 정도가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말그래로 '초고속'이다.

또 지난 9월 경제개혁연구소에서 조사한 재벌 총수 일가의 평균 임원 승진 나이 34살보다 더 빠른 승진이다.

이와 함께 조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39) 부사장과 장남인 조원태(37) 부사장도 승진을 했다.

이번 대한항공 인사에서 전무A로 승진한 6명의 임원의 경우, 입사시기가 1979~1987년으로 임원이 되기까지 26~34년이 걸린 것을 비교하면 지난 2003년 한진그룹 차장으로 입사한 조원태 부사장도 승진이 빠른 편이다.

이에 조원태 부사장은 지난 4일 대한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에서 "남들 30년 걸린 것 10년 만에 올라왔으니 3배로 열심히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발언에 대해 네티즌들은 "초고속 승진을 시인하는 것이냐"며 반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직장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한 조사에서는 재벌가 자제의 초고속 승진에 대해 '비정상적인 현상이며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다'(73.4%)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왔다. 문제로 삼는 이유로는 '일반 사원들에게 박탈·위화감을 준다'(48.4%)가 가장 많았고, '기업들의 족벌경영 체제 고착화'(34.9%),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13.7%)가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해 앞서 경제개혁연구소는 "한국 재벌은 가족 중에서 최고경영자를 선정하는 가족경영을 하는데, 2세들의 숫자가 매우 제한적이고, 그나마 경영능력이 부족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경영수업이 행해지고 있으나 일반인에 비해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다보니 객관적으로 경영능력을 검증할 수 없어,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가 있다.

아울러 대한항공이 매년 연말 인사를 발표하던 관행을 깨고, 올해는 연초에 정기인사 발표를 한 것에 대해 대선후보들의 경제민주화 공약 눈치를 보고 '3남매의 동시 승진'을 추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조현아 부사장은 지난 1999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2009년 말 전무로 승진한 뒤 3년여 만에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승객들의 건강을 고려한 웰빙 메뉴의 개발은 물론, 친환경 한우와 토종닭을 사용한 명품 기내식과 유기농 야채와 빵을 제공해 기내식의 고급화에 앞장서고 있다.

조원태 부사장은 지난 2003년 한진정보통신에 입사한 뒤 2004년 대한항공으로 옮긴 뒤 2006년 상무보, 2009년 전무로 승진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월셔그랜드호텔 프로젝트'를 맡고 있으며, 지난해 대한항공이 가장 관심을 뒀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의 총책임을 맡았다.

막내딸 조현민 상무는 2007년 통합커뮤니케이션실 과장으로 입사해 2010년 상무보로 승진해 대한항공의 광고·홍보를 담당하고 있으며, 지난해 '케냐, 지상 최대의 쇼' 광고 캠페인으로 광고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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