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6 국회의원 재보선 성북을 지역에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한 허준영 전 경찰청장은 22일 열린우리당이 농민사망 사건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거론한 데 대해 "근본적 책임은 여당에 있다"며 반박했다.

허 전 청장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 전날 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이 "농민사망 사건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람이 물러날 이유가 없었다고 말한 것은 정치를 시작하는 출발점이 잘못됐다"고 비판한 것과 관련, "의회 다수당이 책임전가성 비난을 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고 밝혔다.

그는 "거리에서 농민이 사망하고 수백명의 경찰을 다치게 한 근본책임은 관련정책을 추진하면서 농민의 충분한 사전동의를 구하지 않은 여당에 있다"며 "자신들의 책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경찰을 희생양으로 삼은 데 대해 우리당은 마땅히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허 전 청장 사임당시 청와대로부터 압력이 있었냐는 물음에 “공직자의 마지막 도리로서 국정운영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사의를 표하게 된 것”이라고 말해 청와대의 언급 가능성을 드러냈다.

이런 허 전 청장을 두고 그가 공천을 신청한 한나라당 내부에선 딜레마에 빠졌다. 현 정권에서 승승장구하며 경찰청장까지 지내던 인물이 사건에 대해 책임을 묻자 정권을 비난하고 한나라당에 온 것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의견과 얼굴이 많이 알려진 허 전 청장이 선거에 유리하다는 현실론이 지금 당 내부에서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디지탈뉴스 : 김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