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이라던 투싼iX·스포티지R과 '가격만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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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국지엠이 지난 20일 발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쉐보레 '트랙스(TRAX)'

[투데이코리아=정단비 기자] 한국지엠이 새롭게 내놓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쉐보레 '트랙스(TRAX)'의 가격을 두고 말이 많다.

지난달 말부터 쉐보레 트랙스의 정확한 가격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업계와 쉐보레 대리점 등에 따르면 트림에 따라 1700~2000만원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언론들도 저렴한 가격의 초소형 SUV가 나올 것이라는 보도를 했다.

착한 가격에 끌려 지난 18일 기준으로 하루 200여대의 사전 계약이 이뤄지는 열풍을 일어났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당초 예상과는 달리 트랙스의 공식 가격은 1940~2289만원으로 발표됐다. 예상보다 200만원 이상 비싼 가격이었다.

이에 구매를 하려고 했던 소비자들은 큰 실망을 했고, 일부에서는 사전 계약에서 폭풍 인기를 끌자 한국지엠이 가격을 높여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또 사전 계약을 했던 고객들이 계약철회를 하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일각에서 이같이 저렴한 가격을 예상했던 것은 같은 차대를 이용한 소형차인 아베오가 1269~1584만원선 대의 가격대를 가지고 있고, SUV형태인 트랙스가 그보다 조금 더 비싼 1700만원 대일 것이라는 추측때문이었다. 현재 준중형 세단의 대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아반떼의 경우 가격이 1365만원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른 가격에 쉐보레 트랙스를 기다리던 한 동호회는 경쟁력이 없다며 다른 차종으로 동호회 간판을 바꿔버리기도 했다. 지난해 8월 4일 개설한 이 동호회는 회원수 2만3000여명(21일 현재)으로 트랙스 관련 동호회 중 비교적 큰 규모였다.

동호회 운영자는 공지를 통해 "처음엔 높은 연비, 저렴한 가격을 통해 스포티지R이나 투싼을 뛰어넘을 차로 나올 것이라 굳게 믿었다"면서도 "하지만 디젤은 출시되지 않고, 터보엔진의 연비는 기대보다 낮은데다 가격도 비싸 정이 떨어졌다"고 말했으며, 한 업계 관계자도 "가격보다 디젤이 없다는게 아쉽고, 2000넘는 모델도 풀오토에어컨이나 버튼시동 스마트키가 없다는게 다른 국산차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구성이다. 쉐보레 트랙스 풀옵션 가격에 스포티지 2.0 가솔린 터보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실망하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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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트랙스에서 기아 카렌스로 명칭을 바꾼 동호회 운영자의 글

이 글에 따르면 가격에 비해 성능도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트랙스는 1.4리터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며 연비 12.2 km/ℓ (3등급)에 140마력, 20.4 kg.m의 동력성능을 내고 있으나, 이는 리터당 2km의 연비를 자랑하는 아벤떼에 못미치며, 마력은 동급이다.

특히 한국지엠이 라이벌로 지목한 기아 스포티지R은 100만원만 더 주면 184마력에 40.0 kg.m의 동력성능을 가지고 있으며, 리터당 2km를 더 달릴 수 있다. 더구나 실내 공간도 훨씬 넓다.

이와 관련해 각종 커뮤니티는 물론 트랙스에 대한 온라인 상 반응도 좋지 않다.

한 블로거는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가격부분에서 완벽한 실망감을 안겨줬다"며 "기대하고 있던 4륜구동 모델은 존재하지 않으며 요즘 흔하디 흔한 가죽시트는 최고급 트림인 LTZ에만 존재하고, 또한 더 흔하디 흔한 스마트키와 풀오토 에어컨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모습이다"라며 1.4 터보엔진이라는 메리트 하나만으로는 분명 납득하기 힘든 가격이라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현기차 가격을 기준으로 프라이싱을 하니 트랙스 같은 재앙이 벌어지는 거지. 좀 저렴했으면 어느 정도 팔렸을 텐데", "최고급 사양을 사느니 쉐보레 올란도를 사는게 낫다", "트랙스 기대했는데 많이 실망이다. 가격은 높고, 연비는 낮다", "투싼이나 스R과 경쟁이 되기나 할까요?", "가격만 경쟁하죠"1600~1900이 딱 적당한거 같은데...쉐보레 응원했는데 이제 지친다", "1700~2000으로 나와야 적당한데 차 팔기 싫은듯", "가격의 메리트조차 없앴네" 등의 이해가 안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공식적인 가격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측기사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성능 대비 가격 등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담당자와 연락이 되지 않아 입장을 확인할 수 없었다.

한편 지난 20일 한국지엠이 신차발표회에서 공개한 트랙스의 공식 가격은 ▲LS 모델 1940만원 ▲ LS디럭스 모델 2050만원 ▲LT 모델 2090만원 ▲LT 디럭스 모델 2190만원 ▲LTZ 모델 2289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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