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억원 이상 투자 디폴트에 감사의견 거절…롯데관광, 회생절차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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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

[투데이코리아=정단비 기자] 31조 규모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결국 부도사태를 맞자 출자사들 간의 책임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롯데관광개발(회장 김기병)이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험에 처했다.

18일 한국거래소는 "롯데관광개발은 2012 사업연도 감사인의 감사보고서상 감사의견이 '의견거절'임을 공시했다"며 "동사 주권은 상장폐지기준(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80조)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이에 롯데관광개발은 개장 전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이며, 상장폐지까지 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롯데관광개발은 이날 경영정상화를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접수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용산 개발사업 시행자의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와 용산역세권개발(주)의 지분을 각 15.1%, 70.1% 보유하고 있으며, 이 회사는 용산개발의 2대 주주로 170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55억원 규모의 회사 자본금보다 30배가 넘는 액수를 투자한 것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무리한 투자였다는 지적과 함께 용산 개발사업이 파산으로 간다면, 투자금이 모두 손실처리돼 자본잠식으로 회사의 존립이 위험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외부감사인인 대성회계법인에 따르면 이번달 중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차입금이 각각 255억원, 256억원이며, 오는 5월 중으로는 180억원, 그리고 연말까지 392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감사인은 "차입금 상환에 실패하면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킬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을 갖고 있다"며 "불확실성의 최종결과로 발생될 수도 있는 자산과 부채, 관련 손익항목 수정을 위해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충분한 감사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다"며 '의견거절'의 배경을 설명했다.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자, 업계에서는 롯데관광개발이 다른 출자사들과 사활을 건 소송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드림허브 이사회에서는 ▲랜드마크빌딩 2차 계약금 4342억원 ▲토지오염 정화 공사비 1942억원 ▲토지 인도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810억원 등 7094억원에 이르는 소송을 코레일에 제기하자는 안건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롯데관광개발 주식은 김기병 회장 38.66%, 아내 신정희씨(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여동생) 8.53%, 자녀 김한성씨 3.89%, 한준씨 1.76% 등 총 52.84%를 김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다.

한편 앞서 13일 용산 사업 자산관리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은 "사업 시행자인 드림허브가 은행에 내야 할 자산담보부기업어음, 자산담보부어음(ABCP)의 이자 52억 원을 내는 데 실패해 디폴트,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고 전했다.

이에 1대 주주 코레일은 지난 15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정상화 방안에 대한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기존 주주간협약서 폐기 ▲새로운 사업협약서로 전면 개정 ▲코스트앤피 공사발주방식 변경 ▲기존 시공권 포기 등을 골자로 한 정상화 방안을 공개했다

롯데관광개발 등 출자사들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코레일은 긴급자금 2600억원을 지원하고 금융권에서 대출받은 2조4000억원도 상환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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