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남북정상회담의 후속으로 은행권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북한의 경제협력으로 시중은행들의 북한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은행들은 당장의 수익성보다 통일 후 시장 선점을 준비하는 눈치다.

현재 북한에 진출한 금융기관으로는 우리은행과 농협이 있다. 우리은행은 개성공단지점을 지난 2004년 말 열고 업무를 시작한 바 있다. 농협도 지난해 11월 금강산관광 8주년 기념행사에 맞춰 17일 농협 금강산 지점 개소식을 갖고 외화환전 및 예금 영업에 들어갔다.

우리은행 측은 개성공단을 베이스캠프로 북한 금융서비스 확대 등 발전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남북회담을 기점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는 곳은 하나금융지주. 남북회담 특별수행원 금융계 인사에 산업은행 김창록 총재와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이 포함됐다.

국채은행 수장으로서 김총재의 방북은 어느정도 예상됐던 일이지만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이 포함된 것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동안 하나금융지주가 대북 경제협력에 대해 눈에 띄는 관련이 없던 까닭이다.

실제로 개성공단에 지점까지 두고 있는 우리은행 박병원 회장을 제치고 하나은행 김회장이 남북 정상회담 수행단에 포함된 것은 다소 놀라울 만한 것이었다.

김회장은 지난 5일 “북한에서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을 벌이는 방안에 대해 (북측에)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알려진 바와 같이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은 무담보 소액대출 제도로 빈곤층에게 무담보, 무보증으로 소액을 대출해 주는 제도다. 빈곤을 탈출과 경제적 자립을 목적으로 한다.

지난 1976년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이 창안한 마이크로크레디트는 현재 세계 100여개 국가에 파급돼 시행 중이다.

이어 김회장은 이날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은 원래 빈민 1인당 50~100달러를 지원하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에는 적절한 사업모델이 아니다”라며 “그런 점에서 북한에 적합할 수 있다”고 의견을 내비쳤다.

또 “우리나라 관계 요로에도 관련 자료를 전달했으며 북한에도 관련 자료를 주고왔다”며 “법적·제도적 문제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고 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