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투자후 재산탕진해 생계 어려움 겪어

전직 유명 PD가 강남구 일대에 주차된 차량에서 고가의 바이올린을 훔친 후 내다팔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해당 PD는 사업 실패 이후 노숙생활을 해오다 차량털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2일 야간에 주택가 주차장을 돌며 승용차를 턴 혐의(특수절도)로 김모(3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 7일 새벽 1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빌라에 주차돼있던 승용차를 털어 바이올린 한 대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바이올린은 100여 년 전 이탈리아 장인이 손수 만든 것으로 시가 5,000만 원에 이르는 제품이다.

김씨는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서울 강남구 일대의 지하 주차장을 배회했다. 차량에 있는 잔돈을 훔칠 요량이었다. 그는 ㄱ자 모양으로 구부린 철제 옷걸이를 이용해 차량 안으로 들어갔다. 잔돈을 챙기던 김씨의 눈에 띈 것은 뒷좌석에 있던 바이올린. 그는 바이올린을 그대로 들고 나왔다.

하지만 김씨가 훔친 바이올린은 5000만원 상당의 이태리제 명품이었다. 100년전에 만들어진 이 바이올린은 국내에서는 판매하지 않을 만큼 귀한 물건이었다. 중고 악기 상점은 이 바이올린을 150만원에 구매하겠다고 했지만, 예상보다 비싼 물건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김씨는 더 비싼 값으로 바이올린을 내다 팔 계획이었다.

김씨는 2000년대 초중반 지상파 TV 유명 프로그램 다수를 연출한 외주 제작사 PD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 PD로 활약하며 큰돈을 번 김씨는 2007년 퇴사해 2년간 소셜커머스 사업에 투자했다가 실패하고 최근까지 찜질방을 전전하며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는 이전에도 수 차례 차량을 털었지만 바이올린 외에 훔친 물건은 500원짜리 동전들에 불과했고, 모두 합쳐도 1만 원이 채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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