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수장교체의 과도기를 맞이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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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처= 홈페이지]

[투데이코리아=강정욱 기자] 각 리그 13/14 시즌이 개막한 가운데 세계축구의 흐름이 스페인 위주에서 예전의 빅4(잉글랜드-스페인-독일-이탈리아)의 4강 구도로 다시 회귀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까지 극강의 위세를 자랑하던 스페인 대표팀이 주춤하는 것과 독일 대표팀의 비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결정적으로 이적시장의 흐름이 몸소 증명해주고 있다. 예로부터 이적시장에서의 빅네임들의 이동 현황은 리그 세력 판도를 결정짓곤 했다. 최고의 스타들은 언제나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뛰길 원했기 때문이다.

최근 몇년 간 이적시장이 잉글랜드에 의해 주도됐다면 이번에는 다른 모습이 보여 이목을 끌고 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스타급이라 불릴 만한 선수들이 다양한 리그로 골고루 이적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적시장의 흐름만으로만 보자면 기존의 스페인-잉글랜드 2강 구도에 추가로 독일리그가 가세할 것으로 보이고 이탈리아 리그는 하락세를 멈추고 최소한 현상유지에는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독일리그는 부동의 최강인 뮌헨의 대항마로 효과적인 전력보강을 한 도르트문트가 부상하면서 리그자체의 흥미요소가 생겨났고 이탈리아에는 기존의 강호였던 유벤투스, AC밀란, 인터밀란 등에 희비가 교차하는 동안 신흥 세력인 나폴리, 피오렌티나가 알짜영입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전력을 강화시키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프랑스리그도 차원이 다른 클럽인 PSG의 대항마로 AS모나코가 떠오르고 있어 볼만한 1위 싸움이 펼쳐질 듯 하다. 한동안 강호로 군림했던 올림피크 리옹의 부활 여부와 저력을 보였던 릴, 마르세유 등의 분전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에 다가오는 시즌 개막에 맞춰 각 리그 주요 팀들의 이적상황을 순차적으로 언급해보며 자세한 분석을 해보는 것은 충분히 흥미로운일 일 것이다.

이러한 첫번째 행보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첼시 등의 상위권팀들이 감독교체라는 큰 변수를 겪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집중조명해보고자 한다.

3번째 순서는 프리미어리그의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다.

EPL 득점왕이 버티고 있는 공격진…루니 잔류 성공

맨유에는 월드클래스급 스트라이커 반페르시가 있다. 지난 시즌 맨유가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원샷원킬이 가능했던 그의 존재 덕분이었다. 맨유 공격진의 터줏대감 루니는 이로인해 최전방공격수에서 밀려나는 굴욕을 겪어야 했다. 서브로는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버티고 있다. 빠른 스피드와 높은 골결정력을 보유하고 있어 경기 후반 상대 수비가 지쳤을 때 투입하면 제격인 공격수다.

골결정력을 제외하면 좋은 선수인 웰백도 있다. 아직 어린 나이인 웰백이 골을 넣는 법을 제대로 깨우친다면 맨유의 최전방 공격진은 수준급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이적시장의 뜨거운 감자 중 하나였던 루니를 첼시의 구애로부터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써는 루니는 반드시 사수해야할 자원으로 꼽혔기에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또다른 월드클래스 루니의 잔류 확정으로 모예스 감독은 스쿼드 운용에 많은 도움을 받게 될 것이다. 이번 루니 이적 건을 계기로 모예스 감독은 핵심 급 선수를 대할 때 과감한 면이 있다는 것은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정리가 필요한 측면 공격수 라인

맨유는 한때 측면파괴를 주전술로 삼을만큼 기라성같은 윙어들이 즐비한 팀이었으나 현재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 루이스 나니와 발렌시아 애쉴리 영이 예전같은 폼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잉여 자원을 정리하지도 못하고 새로운 선수영입도 없는 채로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그나마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서서히 폼이 올라오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호재다.

과거의 중량감에 비해 더없이 떨어져 보이지만 해결은 다음번 이적시장으로 미루게 됐다.

맨유 최대의 약점이었던 미드필더 라인…창조성 부재 문제 미제로 남아

맨유의 미드필더 창조성 부재 문제는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살아있는 전설' 라이언 긱스만이 창조성에 대한맨유의 갈증을 이따금씩 해소시켜주고 있다. 하지만 40살에 다다른 긱스는 매 경기를 뛰기는 커녕 풀타임 소화도 힘들다. 이에 긱스의 부상이라는 악재가 발생한다면 맨유는 추락할 위험이 크다.

마이클 캐릭은 여전히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박스투박스 미드필더인 대런 플레쳐가 거듭된 장기부상으로 예전 모습을 전혀 보일수 없어 수비적인 안정성도 떨어진다. 이미 유럽무대에서 경쟁력없는 맨유의 중원은 여러차례 상대팀의 차지가 된 바 있다.

유스출신인 클레베리는 맨유 로테에나 어울리는 자원이고 안데르손은 이미 심한 기복을 여러차례 보여줬다.

이에 맨유에는 경기를 풀어줄 수 있는 창조성도 있으면서 수비공헌도도 좋은 중앙 미드필더가 필요했다. 하지만 끝내 이러한 유형의 미드필더 영입에 실패하고 말았다.

결국 이적의 시기만이 문제였던 전 에버튼 핵심 미드필더 펠라이니만이 이적했다. 펠라이니는 맨유가 간절히 원하던 창조성있는 미드필더 타입은 아니나 강력한 피지컬과 균형잡힌 능력으로 대륙대회에서의 중원싸움에서는 큰 도움이 될 만한 선수다. 펠라이니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소화한 경력도 있어 루니 부상시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반 페르시를 보좌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나마 펠라이니라도 영입한 것은 다행이나 맨유 중원의 창조성 부재 문제는 시즌 내내 발목을 잡을 골칫거리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아직은 쓸만한 수비진…대물림하기엔 무게감 떨어지는 유망주들

이미 노쇠화는 되었으나 아직까지는 중앙 수비수 리오 퍼디난드, 비디치가 건재하다. 이들의 백업으로 스몰링과 필 존스가 있으나 아무래도 무게감이 떨어진다. 맨유로서는 무게감있는 중앙 수비수 영입도 필요한 상황이나 1시즌 정도는 기존의 콤비에 맡겨도 될 듯한 포지션이다.

오른쪽 측면에는 무럭무럭 자라나는 하파엘과 파비우가 있어 걱정이 없다.

왼쪽 측면의 백업 자원 뷔트너가 혹시라도 발생할 에브라의 부재를 얼마만큼 메울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에 양쪽측면이 가능한 파비우가 자주 경기에 모습을 비출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파비우는 부상을 자주 당하는 선수라 위험부담이 있다.

맨유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주전경쟁에서 완전히 밀린 코엔트랑의 영입을 시도했으나 무위에 그치면서 측면 수비수 자원에 불안감을 가진채 겨울 이적시장을 기다리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든든한 최후방

동물적인 반사신경을 자랑하는 데헤아가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가끔 눈에 띄는 약점들만 보완한다면 스페인 무적함대의 차기 주전 키퍼가 될만한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어 맨유의 뒷문은 별 걱정이 없다. 지난 시즌 데헤아와 주전경쟁을 하기도 했던 린데가르드가 백업으로 버티고 있다.

리그 순위 전망…챔스권 경쟁

반페르시의 힘을 빌어본다고 해도 그에게 양질의 패스가 얼마나 많이 공급될 지는 의문이다. 펠라이니-케릭의 중원장악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클 듯 하다. 이에 맨유의 윤활유 역할을 해야할 루니의 어깨가 무엇보다도 무거운 시점이다.

걱정시되는 것은 모예스 감독의 빅리그 지휘 경험 부족이지만 이는 퍼거슨 경의 지휘 아래 '우승 DNA'가 형성된 베테랑 선수들로 메울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적 시장 막판 슈퍼 퀄리티 메수트 외질 영입으로 우승권 전력으로 급부상한 아스날과 무리뉴 컴백 효과가 예상되는 첼시의 상대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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