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매직, 동양파워 매각 통해 상환금 일부 마련 예상

[투데이코리아=강정욱 기자] 오리온그룹이 23일 동양그룹의 지원 요청을 공식 거부, 재계서열 30위인 동양그룹이 벼랑끝 위기에 몰렸다.

오리온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동양그룹의 자금 지원 요청에 대해 "해외 투자자와 주요 주주로부터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며 "오리온그룹과 대주주들은 동양그룹에 대한 지원의사가 없으며 다음에도 지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동양그룹 측은 동양시멘트 등 계열사가 발행한 기업어음(CP) 1조1천억원 상환을 위해 오리온 대주주인 담철곤 회장(12.91%)과 이화경 부회장(14.49%)이 보유한 오리온 지분 15∼20%를 담보로 5천억∼1조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긴급지원을 요청했었다.

오리온 이화경 부회장은 동양그룹 창업주인 고 이양구 회장의 둘째 딸이며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의 동생으로, 두 그룹은 형제그룹이다. 오리온은 지난 2001년 동양그룹에서 계열분리됐다.

여기에 정부도 동양그룹에 대한 지원 불가 방침을 표명한 상황이다.

동양그룹은 CP 상환을 위해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자산유동화대출(ABL) 등을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달 신용평가사들이 동양그룹의 회사채와 CP의 신용등급을 독자 자금조달이 어려운 수준까지 낮췄다.

사면초가에 놓인 동양그룹 관련주 주가는 이날 대부분 급락했다. 동양 동양시멘트 동양증권 동양네트웍스 등은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밀렸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동양그룹이 파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만약 동양그룹이 파산한다면 개인채권자와 은행들이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4만여 명이 채권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동양그룹은 동양매직 매각, 동양파워 지분 일부 매각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려고 움직이고 있다.

동양그룹은 그간 동양매직 매각을 추진했으나 인수조건 등이 맞지 않아 결렬된 바 있다. 하지만 CP 상환에 다급해진 동양그룹이 눈높이를 낮춰 동양매직 매각에 발빠르게 나설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동양그룹이 매각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할 경우 상환금의 일부를 마련할 수 있어 당분간 숨을 돌릴 수 있다. 업계에서는 동양그룹이 동양매직 매각을 통해 2500억원, 동양파워 지분 매각을 통해 5000억원 가량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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