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 자격확인’ 조달청 공문 물의 빚어

광주디자인센터가 특정업체를 염두에 둔 불공정 입찰을 진행하려 한다는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조달청이 입찰에 참여한 D업체의 협력업체에 자격과 권한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내 물의를 빚고 있다.

조달청은 지난 11일 D업체에게 “귀사에서는 D사에게 '기술지원 및 A/S증명서'를 발급한 바 있으나, 귀 사가 동 제품에 대하여 '기술지원 및 A/S증명서'를 발급할 권한이나 자격이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코자 하오니…,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주시기 바라며….”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을 전달받은 B사는 서류를 준비는 하겠지만 상당히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B사는 “우리 회사는 지난 9월13일 D사가 입찰에 제시한 해당제품을 수입 및 기술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 제품들에 대한 공급, 기술지원 및 1년간 사후지원(A/S)한다는 확약서를 규정에 맞게 이미 제출했다” 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고 말했다.

의혹 하나 “입찰인가 수위계약인가?”

문제의 발단은 광주 디자인센터가 지난 9월14일 24억 예산으로 외자입찰을 실시하며 입찰 대상 79개 품목 중 12개 품목에 대해서만 '사전 Certi'(기술지원 및 A/S확약서)를 요구해 참여제한을 염두에 둔 불공정 입찰을 진행하려 한다는 지역 업체들의 불만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비슷한 금액의 국내입찰의 경우 약 20여개 업체가 참여했으나 이번 국제입찰에는 이례적으로 단 3개 업체만 참여해 그 불만을 대변했다.

지역에서 유일하게 입찰에 참여한 D업체는 “품목 중 M회사의 제품은 단독 스펙으로 제조사와 모델명이 명시되지 않았지만 동등성능을 가진 제품이 없어서 독점규격이고 후발주자들의 참여를 원천봉쇄하기 위함이다”고 반발하고 있다.

광주디자인센터는 이를 부정하고 있다. 수요기관인 재단법인 광주디자인센터 연구개발실 J실장은 “모델은 단독스펙이 아니며 동등성능을 지닌 제품이 있다”면서 “낙찰이 되면 공개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D사는 “센터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복수스펙에 대한 근거자료가 있어야 된다” 면서 “만약 낙찰 후 진위가 밝혀지면 공정위의 심사를 받아야 할 것이고 책임을 벗어나진 못할 것이다”고 강조해,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의혹 둘 “국제입찰 여부 강제성 없어 수요자 마음대로?”

D업체는 “구매하기 편리하고 많은 업체가 참여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내자구매를 택하지 않고 외자구매(국제입찰)를 선택했는지”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입찰업체 참여제한을 염두에 둔 특정업체 봐주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디자인센터 관계자는 “규정상 외산장비가 50%를 넘으면 국제입찰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입찰의 경우 거기에 따랐다”고 밝히며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지난해 1차 입찰의 경우 비슷한 금액이었으나 내자입찰을 실시했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지난 1차 입찰의 경우 외산장비의 비율이 50%를 넘지 않았다”고 답변했지만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약 50%이상이 외산장비였음이 밝혀져 거짓답변의 의구심을 남겼다.

당시 입찰에 참여한 업체에 따르면 “1차 구매장비 또한50% 이상이 외산장비 였으나 1차 사업에서는 내자입찰로 했으며 '사전 Certi'(기술지원 및 A/S확약서)를 요구하지 않아 지역업체를 포함한 많은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논란해결의 관건, “뚜껑 열어보면 안다”

조달청 지원 입찰의 경우 외산장비가 50%가 넘는다 할지라도 국제입찰을 꼭 해야 한다는 강제성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제조사와 총판사로부터 '사전 Certi'(기술지원 및 A/S확약서)를 발급받아야하는 국제입찰의 경우, '사전 Certi'의 선점은 우월적 지위 남용이 우려돼 왔다.

현재 D업체는 1-5, 1-7, 1-8, 3-28 등 4개 품목은 일본의 MIMAKI사의 제품 스펙과 동일한 단독 스펙이어서 타제품 제안이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고 센터 측은 복수스펙이다 면서 낙찰 후에 공개하겠다는 상반된 주장으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논란해결의 관건은 '단독스펙과 복수스펙' 진실여부로 판단된다. 센터측이 근거를 미리 제시하거나 개찰과 함께 그 진위가 밝혀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의 상반된 주장은 서로 납득할만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할시 장기화할 가능성을 내포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조달청 관계자는 기자의 모든 질문에 “진행되고 있는 사항이라 답변할 수 없다”며 노코멘트로 일관했으나 광주디자인센터 관계자는 의혹에 대해 “신뢰성을 갖춘 조건을 가지고 선별했기 때문에 낙찰금액이 싸게 나올 것으로 예상 된다”면서 현재의 논란에 대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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