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반토막…인력 수요 급감 '첩첩산중'

[투데이코리아=이규남 기자] 올해 금융권 취업이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채용 규모가 가장 큰 은행권에서 먼저 공채 횟수를 줄이거나 채용 규모를 줄이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지난해 순이익이 거의 반 토막 난 데다 인터넷·스마트뱅킹 발달로 인력 수요가 점차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하반기에 대졸 신입으로 204명을 뽑은 하나은행은 올해 채용 인원을 100명대로 줄일 방침이다.

지난해 대졸자 200명을 뽑은 국민은행도 점포 축소를 반영, 올해는 채용 규모를 줄일 전망이다. 국민은행의 채용 규모와 시기는 다음 달 정해진다.

국내 은행들의 영업점 수는 지난해 6월 말 7천690개에서 9월 말 7천669개로 21개 감소했다.

은행들은 통상 연초에 점포 통폐합을 하기 때문에 주로 1분기에 점포가 줄어든다. 2∼4분기에 점포가 감소한 것은 지난 2005년 3분기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채용 횟수도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취업 준비생의 재수·삼수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다.

지난해 상·하반기로 나눠 423명을 뽑은 기업은행은 올해 채용을 한 차례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지난해 400명 채용), 우리은행(300명 채용), 농협은행(180명 채용), 외환은행(84명 채용)도 채용 규모가 예년 수준과 비슷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가도 취업문이 좁아진다. 우리투자증권을 비롯해 동양증권ㆍ현대증권 등 중대형사들의 M&A 영향도 적지 않다. 지난해 대졸 신입직원 12명을 뽑은 우투증권과 지난해 40명을 선발한 대우증권등은 올해 채용계획의 윤곽도 잡지 못했다. 현대증권은 올해 10월 채용공고를 낼 예정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못했다. 9월에 입사원서를 접수하는 삼성증권은 올해 신입직원 채용을 두 자릿수로 축소할 방침이다.

금융 공기업 중에선 자산관리공사(캠코)의 신입 채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상ㆍ하반기 53명을 뽑은 예금보험공사와 청년인턴 수료자 57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주택금융공사도 올해 채용이 30명 안팎에 머무른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올해 채용 규모를 작년 수준인 72명과 50명으로 맞출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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