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사 정장 브랜드 ‘렉스포드’ 대표 이청림

<'렉스포드' 이청림 대표>

올 하반기 남성복의 트렌드는 '블랙'으로, 남성의류 매장에는 어두운 옷들이 가득 찰 전망이다. 여성복이나 캐주얼 시장에 비해 활성화되지 않았던 남성복 시장에, 최고급 제품과 최상의 서비스,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3박자를 갖춘 '렉스포드'가 새로운 도전장을 내민다. 운영과 기획, 제조에서 판매까지 '정직함' 으로 완벽무장한 '렉스포드'의 이청림 대표를 만났다.

-신사정장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앞으로 틈새시장은 양복 수요에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전에도 의류업, 유통업 등에 종사해왔는데, 국내에서 좋은 품질로 생산되는 품목들도 중국에서 들어오는 물량 때문에 가격이 안정되지 못하는 등 손실이 발생했다. 또 의류 제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위해 다른 곳에서 매입도 했지만, 제품의 디자인이나 원단 등에 문제가 있더라. 그래서 뜻이 맞는 사람들이 함께 연합해 탄생한 것이 '렉스포드'다. 일반적으로 브랜드를 먼저 만들고 유통망은 나중에 형성하는데, 우리는 역발상으로 안정적인 유통망을 먼저 구축하고 기존에 있던 영업장들을 하나로 모아 브랜드를 이루게 된 것이다. 이 분야에 20년 이상 종사하고 있던 전문가들이 뭉쳤으니 품질의 향상은 물론, 가격과 서비스 면에서도 안정적이다.

-왜 '남성복', 그리고 '중저가 시장'인가?
▲종전에 남성들은 여성들에 비해 자기표현에 소극적이었다. 캐주얼이나 숙녀복은 지속적으로 성장했지만, 남성복은 정체 상태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 트렌드가 바뀌면서 남성들도 자신의 외모를 가꾸고 패션에도 관심을 갖는 추세다. 단지 출퇴근 복장으로만 간주됐던 남성정장도 요즘은 하나의 '멋'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면에서 남성복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우리나라 남성복 시장은 고가 시장과 저가 시장으로 양분화 돼 있다. 렉스포드는 그동안 고가와 저가 사이에 거의 죽어있었던 중가 시장을 틈새시장으로 봤다. 고가 시장은 제품의 가격에 거품이 많아 경제적인 구매를 하기 어려우며, 저가 시장은 비록 볼륨은 크다고 하더라도 품질은 많이 떨어진다. 우리는 고가 시장의 제품과 동등한 양질을 추구하면서도 '렉스포드'만의 특별한 전략으로 이뤄낸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는 중저가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 '렉스포드'만의 특별한 전략은 무엇인가?
▲가장 차별화된 점은 바로 유통망이다. 다른 회사들은 위탁판매 대리점 형태인데 반해 렉스포드는 100% 수주제다. 수주제는 선진국의 유통 시스템인데, 소사장제로 이뤄진 각 지역의 사업장이 형성돼 있는 것이다. 본사에서 운영, 기획 및 제조 등의 전반적인 부분을 맡고, 각 영업장에서 직접 모든 제품을 수주하고, 수주한 제품은 스스로 책임을 진다. 다시 말해, 본사에서는 물건이 제조되기까지의 과정을, 영업장은 수주한 제품의 판매부터 A/S까지의 과정을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제품의 판매부터는 모두 영업장에서 책임지게 되기 때문에 본사로 돌아오는 재고가 없고, 재고가 없기 때문에 본사에서도 반품 등에 의한 거품가격을 뺀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판매 초기부터 정직한 가격을 내놓고 세일을 할 수 있으며, 중간에 보태거나 빼는 것 없이 처음 가격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영업장 내에서 재고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하나?
▲대체적으로 렉스포드 영업장의 재고율은 10% 정도다. 일반 메이저급에서 말하는 손익분기점이 70%정도인 것을 볼 때, 신사복 판매율이 90%라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수준이다. 한 시즌에 보통 2,000 피스의 물품이 하나의 영업장에 들어가는데, 재고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아주 가끔 2년 정도 지나도 남는 제품이 있다면 양로원이나 복지 시설 등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극소량이지만 말이다.

<왼쪽부터 '렉스포드' 윤광석 상무이사, 박경문 기획이사, 남윤철 생산이사>

-렉스포드의 주된 타깃은 누구인가? 또한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렉스포드의 노력은?
▲20대에서 50대, 60대까지 모든 성인 남성이다. 대표 브랜드는 '렉스포드'지만 연령대에 따라 서브 브랜드를 두고 있다. '클래식'은 40~50대, '모던'은 30~40대, '옴므'는 20대~30대 초반 까지를 겨냥해 스타일을 모두 세분화 시켰다. 50대 고객은 먼저 '클래식' 쪽으로 모시고, 20대 고객은 '옴므'로 먼저 안내한다.
이렇게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렉스포드의 영업장을 330제곱미터 이상으로 대형화 했다. 때문에 소비자들도 “이 매장 제품은 종류도 다양하고 그 수도 많다.”는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인다. 실제로 부자(父子)가 함께 매장에 들어와 각자 원하는 옷을 사는 경우도 있다. 여러 매장에서 볼 것을 한 곳에서 다 볼 수 있기 때문에 시간적 낭비도 없다.
또한 모든 매장이 자체 수선실을 운영해, 고객이 원하는 대로 직접 제품을 제작하고 처리하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렉스포드' 광고 이미지를 보면 옷은 정장인데 소품은 스포츠 용품을 사용해 독특한 이미지를 준다. 특별한 의미가 있나?
▲대부분의 남성복이 똑같이 펼치고 있는 '근엄함'의 경직된 광고로는 차별화를 둘 수 없었다. 최근 남성복 정장의 트렌드에 맞춰 역동적인 이미지를 주고 싶었다. 확실히 튀지 않는가. 편안함이라는 기능적인 면을 스포츠 소품을 통해 드러내면서, 일과 사랑 모두에 성공하는 현대 남성의 이미지를 담도록 했다. 또한 스포츠 소품을 이용하면 겨울에는 스노보드 관련 상품을 이용하는 등 계절적인 면도 고려할 수 있다.

-현재 렉스포드의 영업 매장 분포와 제품의 가격대가 궁금하다
▲현재 전국적으로 18개의 매장이 있다. 부산, 순천 김해 포항 대구 울산 군산 서산 등 주로 영남권이 강세다. 수도권에 사당 안양, 부천 등 3개의 매장이 있고 앞으로 매장을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다.
렉스포드 제품의 평균 가격은 18만 원 정도다. 고가로는 울시크 150수가 20만 원 후반대로 고가 제품의 최대 40% 정도다. 의류 업계의 제조기술은 이미 평준화 돼 있어 특별한 수작업 외에는 대부분 비슷한 품질의 제품이 나온다. 결국은 가격 싸움인데, '렉스포드'는 오랜 경력과 노하우로 합리적인 가격을 형성했다.

-새로운 브랜드를 시작하는 각오와 비전은?
▲깔끔하고 거짓 없는 정직한 기업이 되고 싶다. 고가 시장에서 내놓을 만한 양질의 제품을 '렉스포드'만의 노하우로 합리적이고 안정된 가격을 유지해 나갈 것이다. 소사장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 요즘 소비자들이 얼마나 똑똑한가. 우리도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다가가지만, 고객 또한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렉스포드'가 됐으면 한다.
특별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서 사업을 확장시키고 탄탄히 자리를 잡은 다음, 다시 국내 전체로, 나아가서는 해외 시장도 공략하고자 한다. '렉스포드'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장점은 유지하되 공략 지역마다 알맞은 방법으로 전략을 변화시키면서 발전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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