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김영훈 기자] 군에서 또 총기사고가 발생해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

최전방 지역인 강원 고성의 육군 22사단 소속 임 모 병장은 일반전초(GOP) 주간 근무를 마치고 생활관으로 복귀하다가 동료 병사들을 향해 수류탄을 터뜨리고 K-2 소총을 마구 쏴 해당 부대의 장병을 향해 쐈 던 것으로 방송사의 속보와 군 발표에 의해 알려지면서 국민들은 가슴을 조였다.

한술더해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임 병장은 무장한 채 탈영해 군과 총격전까지 벌이며 대치했고, 이 과정에서 장교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세월호 참사의 슬픔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또다시 이런 비극이 일어나 많은 국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임 병장의 수류탄 투척과 소총 난사로 5명의 동료 병사가 목숨을 잃었고, 7명이 크게 다쳤다는 사실이다. 며칠 전까지 GOP 내무반에서 함께 지내던 전우의 돌발 행위로 아까운 인명이 희생된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국가를 믿고 자식들을 군대에 보내겠느냐는 불신의 소리가 다시 제기되는 이유다.

이같은 군의 총기 사고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11년 7월에도 인천 강화 해병대 해안초소에서 김모 상병이 내무반에 소총을 난사해 4명이 사망하는 사태를 겪었다. 그때마다 군 당국은 대국민 사과와 더불어 병영문화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병영 내 악습과 구태 일소 등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2011년 해병대 총기난사 사고에 이어 3년 만에 다시 터진 이번 사고로 빈말이 되고 말았다.

과거에도 이렇한 사건들로 떠들썩했던 기억이 심심치안게 들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병영의 폐쇄적 문화는 병사 개개인의 소통을 여전히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의 범행 뒤 60여 발의 실탄을 갖고 도주한 임 병장은 추격한 군과 대치하면서 총격전을 벌였다. 추격 부대의 소대장은 임 병장이 쏜 총탄에 관통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렇듯 전역을 3개월 앞둔 위험인자를 내포하고 있던 사병인 임 병장은 '관심병사'였다. 군의 관심병사분류에 대한 비난도 끊이지 않고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유 이기도하다. 임 병장은 처음에는 A급 관심병사로 분류됐으나 GOP 투입 직전 B급으로 조정·철책 근무가 가능했다고 한다. 그동안 군의 이런 저런 해명속에 "인원이 모자라..."라며 하는 해명을 볼때 이번 관심병사분류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도 의문이 제게되는 부문이다.

GOP 근무가 불가능한 A급 관심병사와 달리 B, C급은 근무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분류에 허점이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던 것이다.

이에 군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심병사 GOP 근무 투입 문제를 비롯한 관심병사 관리제도 전반에 걸쳐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이 관심병사에 조금만 관심을 가졌더라면 이번 같은 어처구니없는 불상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비록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이라도 고칠 것은 반드시 고치고 넘어 가야 할것이다.

이번사건을 계기로 군은 관심병사 제도를 지금보다 더욱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만들고, 폐쇄된 병영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병사들을 위해 사건 사고가 터질때마다 각종 대책도 땜질 수준의 미봉책이 아닌 철저한 개조 수준의 원점에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이런 참극이 또다시 재발되지 않도록 우리국민들의 아들 딸들을 믿고 맏길수있도록, 철저한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문제를 정밀하게 점검해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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