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시스템, 당권 쥔 지도부 전횡·유력 계파 담판이 판 칠 수 있도록 허용돼 있어"

[투데이코리아=박기호 기자] 7.30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에 공천을 신청했던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은 1일 야권의 재보선 참패 원인에 대해 공천 시스템을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았다.

천 전 장관은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번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몇 가지 문제점들로 국민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 원칙도 민주적 절차도 개혁성도 무너진 몇 가지 실망스런 사례가 있었다"며 "공천시스템은 당권을 쥔 지도부의 전횡과 유력 계파들 사이의 담합이 판을 칠 수 있도록 허용돼 있다"고 지적했다.

천 전 장관은 이어 "상당수는 계파적 시각에서 특정인 공천을 반대하기도 하고 연판장을 돌려 찬성하기도 하는 모습들이 보였다"며 "유권자들이 이런 데 대해서 실망을 하신 것"이라고 진단했다.

천 전 장관은 또 "앞으로 당을 새로 살리기 위해서는 당 시스템을 과감히 개혁해야 될 텐데 첫머리에 민주적이고 공정한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 이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의 텃밭인 전남 순천·곡성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당선된 것에 대해선 "순천·곡성의 수준 높은 유권자들이 야당과 한국정치의 발전을 위해 전략적으로 판단하셨을 것"이라며 "이번 결과를 보며 더더욱 호남정치의 개혁과 복원이 절실히 필요함을 느꼈다"고 했다.

새정치연합이 꾸릴 비상대책위원회와 관련해선 "차기 당 지도부 선출이 계파정치의 영향에서 벗어나 풀뿌리 당원들의 민주적 의사에 따라 이뤄질 수 있도록 선출 방법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천 전 장관은 이어 "현재 당 시스템은 몇몇 기득권자들,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을 중심으로 200명 정도의 사람이 좌지우지한다"며 "수십만 권리당원이 모두 다 투표에 참여하는 '전당원 투표제'를 전면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권 도전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는 "지금 제가 생각할 겨를이 없다"며 "(당권 선출제도 등)제도를 어떻게 개혈할 것인가 하는 것들이 현재 전적인 관심사"라고 했다. 그는 "다른 문제들은 그 다음에 생각해보기로 하겠다"고 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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