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게임 역사상 큰 오점으로 기억될 것

[투데이코리아=김영훈 기자] 인천 아시안게임이 개최한 지 어느덧 일주일이 지났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종합순위에서 일본에 이어 3위를 유지하며 자주 들려오는 금메달 소식에 국민들은 환호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환호속에 가려진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의 대회 진행이나 시설관리ㆍ안전체계 등 모든 면에서 허술한 부분이 드러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약 1조원의 천문학적 자금을 투자해 아시안 게임을 준비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이에 앞서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인천 아시안게임 입장권 판매부터 걱정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 판매율은 20%에 불과했던 것이다. 박태환·손연재 등 스포츠 스타의 경기 빼고는 거의 팔리지 않았다고 한다. 축구나 야구 같은 대규모 경기들도 한국 경기 아니면 판매율이 제로에 가까웠다.

개막식 입장권도 3분의 2가량만 팔린 상태였고, 폐막식 입장권은 20%밖에 팔리지 않았다. 왜 이렇게 인천 아시안게임이 주목받지 못하는 것일까? 한 일각에서는 국민들이 세월호 사고와 축구 경기 결과의 부진으로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 국민 중 절반 이상은 인천 아시안게임에 '관심 없다'라는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됐었다. 최근 수년간의 국제 스포츠 빅이벤트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현상이다.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관심도는 개막전 68%로 집계됐고, 2012년 런던올림픽 역시 개막을 한달 앞두고 59%의 높은 관심도를 기록했다. 한국의 경우 12년 전 부산 아시안게임의 경우 65%의 관심을 받았다.

이에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국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축하공연으로 EXO, 싸이 등 유명 한류 가수들이 총 동원됐고 장동건, 김수현 등 유명 톱스타 배우들이 출연했지만 오히려 이것이 한류 스타들의 공연으로만 부각되어 대회의 의미가 퇴색됐다.

한편, 개회식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성화 점화는 한류 스타인 이영애가 나서면서 개회식의 한류놀이는 정점을 찍었다.

개회식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던 것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인천 아시안게임이 개최되고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 경기가 진행되던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갑작스런 정전 사고로 모든 경기가 중단됐다. 이후 5분 만에 복구가 돼 경기가 진행됐지만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하는 종목 특성상 선수들의 경기 흐름은 크게 망가졌다.

또 대회 기간 내내 타올라야 할 성화가 센서 오작동으로 전화가 차단돼 12분 동안 꺼지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국제 스포츠대회에서 성화 봉송 도중 꺼지는 사례가 가끔 있었지만 대회 기간에 꺼지는 경우는 거의 찾기가 어려워 아시안 게임 역사상 큰 오점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어 선수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지급된 도시락 일부에서는 식중독 균인 대장균과 살모넬라균이 발견되어 업체 관리의 미흡함에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다. 자칫 출전 선수가 식중독에 걸리는 최악의 상황에 처할 뻔 했던 아찔한 사건이기도 하다.

인천시는 인천 아시안게임을 반납할 정도까지 재정적 문제에 부딪치면서 우여곡절 끝에 힘들게 개최했지만 각종 사고와 부실한 운영체계로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은 점점 역대 최악의 아시안게임으로 추락할 모양새다.

앞으로 인천시는 현재 지적되고 있는 것만이라도 신속히 처리하고 매끄럽지 못한 운영으로 대회를 망쳐 국가적 망신을 당하지 않도록 남은 대회 기간 동안 지금까지 받은 실망감들을 감동으로 바꿀 수 있는 진심어린 노력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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