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書)와 화(畵)를 접목, 글자를 회화적으로 표현한 이모그라피(emography)를 창시한 무산(茂山) 허회태 선생에게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1957년 전남 순천에서 출생한 허회태 선생은 1975년 광주 금호고등학교 학생신분으로 초대개인전을 열어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1995년 대한민국서예대전에서 출품작 '목간체'로 대상을 수상하며 서예의 최고봉에 우뚝 섰다.

2005년 허회태 선생은 감성을 의미하는 Emotion과 그림을 뜻하는 Graphy의 합성어인 Emography를 창시,2006년 주독일한국문화원 초대개인전을 통해 이모그라피를 세계에 알렸으며 2008년 미국과 프랑스 등에서 개인전시회를 앞두고 있다.

허회태 선생은 “서예는 그림이면서 시(詩)이고, 시이면서 그림이다. 그래서 두 영역의 사이에 서서 시와 그림을 이어주는 매개로 작용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고 말한다.

그는 또, “시(詩)는 서(書)로서 빛나고, 그때 비로소 화(畵)가 된다. 서예(書藝)는 말하는 시요, 말하는 그림이다. 서예를 하는 예인이 서예가에 그치지 않고 시인이며 동시에 화가일 때, 더욱 자기의 작품세계를 풍요롭게 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고 고백해 그의 작품세계가 장인(匠人)의 혼과 삶의 역정이 묻어있음을 이해시킨다.


허 작가는 이모그라피를 “많은 뜻과 의미를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가장 단순화 시킨 그림의 사실적 축약이고 언어소통을 위한 작업이 아니라 순수회화이다”고 말해 서예에 기반을 둔 작품이지만 회화적 요소가 강한 그림이라고 설명한다.

“단순함 속에는 천가지 말과 색과 음을 능가하는 무궁함이 있다. 나는 오히려 그 단순함 속에서 만가지 말과 색과 음을 발견한다”는 허 작가는 “작가가 스스로의 작품세계를 논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자칫 자화자찬이 되기 쉽거니와, 그래서 그것은 평론가의 몫이다”고 말한다.

이모그라피가 세상에 나오자 서예인들의 반응은 엇갈렸고 일부의 비난이 제기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소리를 통해 듣는 것은 소리 없는 데서 듣는 것만 같지 못하며, 모습을 즐기는 것은 모습 없는 데서 즐기는 것만 같지 못하다. 예술이란 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고 말해 조급증이 심해가는 현실사회와 일부 이유 없는 비난에도 초월한다.

고전에 대한 선택적 시각을 갖고 서예에 대한 사유와 독자성을 탐구하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찾으려는 노력은 누구에게나 공통된 것이며 자신 역시 예외가 아니다는 것이 허 작가의 지론이다.

그는 “서예를 하는 사람은 먹물이 마를 날이 없도록, 먹 냄새와 책냄새 속에서 잔뼈가 굵고 문자향(文字香) 서권기(書券氣)가 자연스레 몸에 배어야 하며, 그런 연마의 과정을 거친 뒤에야 나만의 조형언어를 추구할 수 있는 장인이 된다”는 말로 서예가의 길이 자신의 숙명이다고 고백했다.

57년 전남 순천에서 출생한 허회태 작가는 금호고등학교와 남서울 대학교 중국학과 졸업, 상명대학교 대학원 한국화과 졸업했고 현재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부문 초대작가,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무산서예·이모그래피 연구원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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