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방화로 한인 업소도 8곳이나 피해

[투데이코리아=김용환 기자] 미국에 제2의 LA 폭동사건이 발생할 것인가. 미국이 들끓고 있다. 퍼거슨시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흑인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카운티 대배심(검찰의 기소여부를 결정하는 12명의 배심원단)이 미국 동부시간으로 24일 밤 9시 20분. 18세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사살한 백인 대런 윌슨 경관에 대해 불기소를 결정하자 흑인들이 전역에서 들고 일어났다.

특히, 브라운이 총에 맞아 숨진 퍼거슨에서는 경찰서 앞에 대기 중이던 군중들이 차량을 불태우고 상점을 약탈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가 나기 전 TV에 나와 평화로운 시위를 당부했지만 분노는 그치지 않았다. 군중들은 경찰을 향해 물병을 던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경찰 차량을 불태웠다.

시내 중심가인 플로리상트 거리 상점 곳곳의 유리창이 깨지고, 모자를 뒤집어 쓴 일부 무리는 상점에 침입해 물건을 약탈했다.

경찰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최루탄을 발사하는 것과 동시에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시내 곳곳에서 총성이 들렸다고 전했다.

이 같은 사태는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다행히 폭동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뉴욕,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에서도 대부분 흑인인 군중이 시위를 벌였다. 뉴욕에서는 1,000여명의 시위대가 유니온 스퀘어에서 7번가까지 거리 행진을 벌였다. 시카고에서도 수백 명의 흑인 시위대가 경찰본부 정문 앞에 집결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퍼거슨에서 일어난 소요 사태에 대해 강경 대응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에릭 홀더 미국 법무장관은 “분명한 것은 이런 폭력 행위가 합법적인 시위를 통해 적법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까지 매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면서 “이런 행위는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동시에 “지금은 퍼거슨에 있는 사람들에게 힘든 시기인 동시에 미국인 전체에게 어려운 시기”라면서 “시민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사법 당국 및 지역사회와의 협조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이번 사건을 해결하겠다”고도 약속했다.

홀더 장관은 법무부 관계자들과 함께 지역사회 당사자들과의 만남을 가질 방침이다. 특히 폭동을 막기 위해 비폭력 시위대와 접촉해 평화적인 시위를 확산시킬 방침이다.

한편, 한인들의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퍼거슨 시에서 폭동 사태를 막기 위해 주 방위군까지 추가로 투입됐지만, 일부 시위대의 계속된 약탈과 방화로 한인 업소도 8곳이나 피해를 입었다.

퍼거슨 경찰서에서 가까운 미용용품, 휴대폰 가게 2곳은 완전히 불탔다. 이에 현지에선 이번 사태가 제2의 LA폭동 사태로 발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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