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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로 수많은 생명을 바다에 수장시켜야만 했던 참담하고 아픈 기억 속에서도 2014년 한 해가 우리 사회에 불신만 남기 채 저물어 가고 있다.

불신은 어느 시대나 존재했다. 또한, 그 불신은 아주 작은 것에서 시작해 결국 한 나라의 운명을 바꿀 만큼 커다란 힘을 지녔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의 교훈을 통해서 알고 있다.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1000년 세월을 지탱했던 신라는 능력이 아닌 골품제라는 신분에 따라 관직의 높낮이가 결정되는 불신으로 멸망했고, 고려는 한 스승 아래 공부했던 정몽주를 중심으로 한 온건개혁파와 정도전을 중심으로 한 급진개혁파의 불신으로 왕조가 멸망했다.

우리 민족의 마지막 왕조였던 조선은 어떠했는가? 조선 또한 시아버지 대원군과 며느리 명성황후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권력 쟁취를 위해 외세를 등에 업고 집안싸움을 해 36년의 세월을 일본의 식민지라는 최악의 역사적 실수를 저지른 왕조로 마감했다.

이러한 불신과 대조적인 의리(義理)란 단어가 세월호 사고 2개월 후인 지난 6월부터 대한민국 내에 급속히 번졌다. 또한, 그 중심에는 의리의 사나이로 인식되어 온 배우 김보성 씨가 있었다.

배우 김보성 씨는 2014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아침 모 라디오 방송에 출연 의리(義理)에 관해 묻는 진행자의 말에 “친구와의 의리뿐 아니라 법적인 테두리를 넘어 나눔과 감사의 의리(義理)를 실천하겠다”고 2015년 새해 계획을 밝혀다.

의리(義理)란 말은 일찍이 맹자가 사덕(四德) 즉 인(仁), 의(義), 예(禮), 지(智)에서 말하고 있다. 그리고 사단(四端) 즉 측은지심(惻隱之心의),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 중 의롭지 못한 행동을 보면 부끄러워한다는 수오지심(羞惡之心)에서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지도층인 정치인과 대기업 총수 그리고 고위 공직자들의 의리(義理)는 세월호 침몰이란 참담한 사건을 발생시켰고, 땅콩 때문에 국제선 항공기를 회항시킨 조현아 부사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토부는 국민의 눈높이가 아닌 그들만의 의리(義理)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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