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정 문화재 아닌 문화재자료라 제대로 된 지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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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식영정

[투데이코리아/무안=강효근 기자] 전라남도 무안군의 3대 정자 중 하나인 몽탄 식영정(息營亭)(사진1)이 허술한 관리로 붕괴 위험에 처하고, 더럽혀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식영정(息營亭)은 영암군수, 진주목사, 남원부사를 지낸 한호(閑好) 임연(林煉, 1589~1648) 선생이 빼어난 경치를 두루 찾아 돌아다니다 1630년 영산강이 굽이쳐 흐르는 이곳(당시 배뫼 마을)에 터를 잡은 이후 그 후손들이 지키고 있어 문화적 가치가 크다.

그러나 식영정(息營亭)은 국가나 시·도 지사가 지정하는 문화재가 아닌 향토문화 보존에 필요하다고 인정돼 시·도 문화재보호조례로 지정된 ‘문화재자료’라는 이유로 보존에 필요한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무안에는 몽탄면 이산리 식영정(息營亭)과 무안읍 교촌리 무안 박씨 유산정(遊山亭), 청계면 사마리 문화 류씨 화설당(花雪堂)이 있어 문화적 가치가 높지만, 원형 본존이 안되고 중수돼 문화재가 아닌 문화재자료로 지정됐다.

또한, 무안군에는 현존하는 정자 30개와 문헌에 등장하는 정자 86개 등 유독 정자가 많다. 그러나 이를 보존하고 관리해야 할 무안군이 문화재가 아니라는 이유로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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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수백년 된 팽나무와 식영정에서 본 영산강

식영정(息營亭)도 현재 건물은 1900년대 초 중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자 주변에는 510년이 된 팽나무 두 그루 등 수백 년이 넘는 팽나무(사진20가 영산강을 굽어보며 서 있어 선조들의 흔적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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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버려져서 방치 된 FRP 물통과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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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토사가 흘러 내려 붕괴될 위험이 있는 법면

그러나 이 정자 바로 앞에는 FRP로 만든 물고기 운반용 대형 물통이 쓰레기(사진 2)와 섞여 버려져 있고, 식영정(息營亭)을 지탱하고 있는 법면(사진 3)은 무너져 그대로 두면 장마철에 붕괴할 위험마저 안고 있다.

이곳을 찾았던 관광객 김재룡(남·32) 씨는 “이곳에 오면 안동 하회마을처럼 영산강이 S자로 휘돌아 가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해 왔다”며 “직접 와 보니 하회 마을보다 훨씬 수려한 경관에 나도 모르게 감탄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경치는 어는 곳보다 수려하고 운치가 넘쳤지만, 이곳에 와 보니 처음 마주하는 것이 쓰레기 더미였고, 법면의 토사가 무너져 붕괴 위험마저 보였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식영정(息營亭)은 지난 2002년 4월에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237호로 지정됐으며 현재는 임연 선생의 후손인 나주 임씨 한호공파종중에서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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