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김영훈 기자] 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기획한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 행사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는 중국 국경절을 맞아 한국을 찾는 요우커들의 지갑을 열게하고 나아가 내수 소비 활성화를 위해 정부 주도로 마련된 행사다.

백화점은 물론이고 대형마트, 편의점 200여개 전통시장, 온라인쇼핑몰 등 수만개 점포가 참여하는 만큼 국내에서 열리는 가장 큰 규모의 가격할인 행사인 셈이다.

정부는 이번 행사로 소비심리를 살리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 성공을 거두기 위해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행사 기간동안 국내 3대 백화점인 신세계, 현대, 롯데 매출이 지난해보다 30% 가량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주요 가전제품과 명품·화장품 등은 거의 참여하지 않았고, 대형마트도 3만여 개 제품 중 100여 개만 할인행사에 참여해 실속이 적었다.

또 정가를 부풀린 뒤 선심 쓰듯 깍아 줘 할인율을 과장하는, 이른바 '뻥튀기 할인'도 도마에 올랐다.

소비자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저렴하게 구매하려고 했지만, 평소와 다르지 않은 가격이라면 굳이 구매할 필요가 있을까?

이처럼 블랙프라이데이가 저조한 효과를 보이는 것은 너무나 갑작스럽게 실시한 것이 문제였다. 충분한 사전조사 없이 일단 '저질러 놓고 보자' 라는 식으로 진행한 것이 저조한 효과의 원인이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행사가 끝나면 다시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밖에도 이월상품, 재고상품이나 처분하는 실속없는 행사에 그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모델로 삼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는 이미 수 십년 이상 진행해온 행사다. 미국을 따라한다고 같은 효과를 거둘 수는 없다. 이번 한번으로 블랙 프라이데이를 정착시키려 했다면 이는 지나친 욕심이다. 이번 행사를 업계와 더 긴밀히 협의하고, 전통시장도 염두에 두는 등 꼼꼼히 준비했더라면 내수 진작과 소비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 정부는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소비자들도 즐겨 찾을 수 있도록 성공적인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거듭날 수 있도록 미비점을 보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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