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본기사와 무관함]
올해 국내 신용카드 사용액이 250조원을 넘어서며 사상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11월 국내 신용카드 사용액(현금서비스+카드론 제외)은 22조7990억원으로, 여신업계가 공식적으로 카드 사용액 집계를 시작한 2003년 1월 이후 월별 기준 최고치다.

▲카드업계, “나 지금 떨고 있니?”

그러나 카드업계는 이 같은 성적에도 내년 경영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신용카드사들의 지난 3분기 순이익은 사용액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하락폭을 면치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월, 금융감독당국과 신용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비씨·삼성·신한·현대카드 등 5개 카드사의 3분기 순이익이 45%가량 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가 2005년 3분기에 흑자로 전환한 이후 지난해 2분기에 소폭 감소한 것을 제외하고 흑자규모를 키워왔던 것을 감안할 때 실망스런 결과다.

삼성카드는 올 3분기에 788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 분기 대비 73.1% 감소했다. 최대 카드사인 신한카드의 3분기 순익도 2478억원으로 전 분기 3923억원에 비해 36.8% 감소했다. 현대카드는 523억원으로 27.1%, 롯데카드도 340억원으로 11.2% 감소했다. 다만 비씨카드는 2분기 232억원에서 3분기 360억원으로 유일하게 흑자 규모가 커졌다.

우선 지난 9월께 금융감독당국과 카드업계가 가맹점수수료 원가산정표준안을 반영해 2%포인트 가량 낮춘 영세 가맹점과 일반 가맹점 수수료로 매출과 이익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아니라 내년 부터는 금융당국이 신용판매돠 현금 서비스 등에 대해서도 은행과 같이 대손충당금 적립을 요구할 전망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난 2003년 카드대란 이후 경영환경이 좋아져 최근 좋은 성적을 얻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내년부터 수수료를 이하하게 되면 그 영향은 수익성 악화로 다가올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현재 카드업계는 20~30%가량의 이익 감소를 감안하고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지난 5일 있었떤 연신금융협회 기자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사안이 지적된 바 있다.
여신협회 측은 이날 “올 한해 동안 카드업계가 수익을 많이 냈지만 대부분 1회성 수익이라 앞으로 전망이 밝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6개 전업 카드사가 지난 3분기까지 2조 3650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냈다지만 자산 건전성 개선에 따른 대손상각비 감소, 이월 결손금에 대한 법인세 감세효과, 일부 카드사의 상장 등에 따른 특별 이익과 괕은 비경상적 1회상 이익이 큰 부분을 차지해 내년 이익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카드사 손익개선 요인이 이같은 비경상적 요인이 아니라 영업수익 등 경상이익이 증가해야 했다는 소리다.

또한 여신협회 측도 “앞으로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있을 예정으로 수익이 감소하고 조달금리가 상승하는 데 이어, 신용카드 대손충당금적립기준이 은행수준으로 강화될 전망”이라며 “신용카드사의 수익다변화 및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등을 통한 안정적 성장을 위해 신용카드 결제범위 확대등 각종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격적 경영전략도 이제 옛말?

카드사들은 최근 몇년간 가치창조, 매출증대 및 안정적 투자 수익과 같은 기치를 내걸고 자산증대에 힘써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부가서비스 혜택을 늘려 고객 유치에 힘써왔다.
최근에는 마케팅 경쟁 과열로 자칫 출혈경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마저 일기도 했다. 카드 이용객을 대상으로 고가의 해외여행이나 경품을 제공하는 것이 그 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신규회원을 유치하는 것보다 기존 고객관리에 더 충실하려는 방침이다”라며 “양적 경쟁보다 기존 회원 사용금액을 올리는 것으로 수익성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대사업 진출도 활발

최근 카드사들이 부대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수수료 인하, 대손충당금 축적, 부가서비스 혜택 제한 등 규제를 하고 나서자 새로운 활로를 찾아 나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적지 않은 수의 카드사들이 부대사업에 대한 관심을 늘리고 있다.

우선 가장 대표격이라 할만한 것이 지난 5월 삼성카드가 선보인 '쉘위(shall we)'. 쇼핑, 유학, 여행, 웨딩 등 삼성카드 생활편의 서비스를 한 곳에서 이용하는 통합 사이트로 온라인 기반 부대사업이다. 각종 사이트를 모아 할인 혜택을 해주고 보너스 포인트 등을 적립해주기도 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지난 달 기업설명회 당시에도 “부대사업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카드도 온라인 부동산 중개서비스 '수퍼하우징 서비스'를 시행하기로 했다. '부동산 플래너'와 제휴를 통해 부동산 중개 상담에서 계약까지를 담당한다. 중개수수료를 현대카드로 결제하면 소득공제를 제공하는 등의 전략을 구상하기도 했다.

신한카드는 여행전문사이트 엘클럽과 인터넷 쇼핑몰을 단장해 행사를 실시하고 잇으며, 문화공연 전용사이트 '올댓컬쳐'를 오픈하기도 했다.

롯데카드도 '롯데카드 여행서비스'를 제공하고 롯데닷컴과 제휴해 '롯데카드몰'의 활로도 마련 중이다.
실제로 올 3분기 약 360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비씨카드의 한 관계자는 “상반기 중 신용판매 및 부대사업 등에서 두루 실적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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