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재건 기틀 마련했지만 아시아나 직원들은 고용 불안

[투데이코리아=박기호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9일 금호산업 채권단에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 인수대금 7228억원을 완납, 지난 2009년 잃었던 금호산업을 6년 만에 되찾았지만 정작 일등공신인 아시아나 직원들은 불안에 떠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대금 7228억원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납입했다.

금호아시나아그룹은 금호산업을 다시 손에 넣으면서 그룹 재건의 기틀을 마련했고 박 회장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지켜 본 많은 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금호그룹 재건 기틀 ‘금호산업’ 인수

금호그룹은 지난 2006년 대우건설 인수를 시작으로 유동성 위기를 맞았고 이후 2009년 금호산업 경영권이 채권단에 넘어갔다. 그룹의 재건을 목표로 한 박 회장은 절치부심 끝에 금호산업을 다시 손에 넣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결국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물론,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지난 9월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 희망가로 7047억원을 제시했는데 이는 채권단이 제시한 7935억원에는 부족한 금액이었다. 만약, 채권단이 박 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채권단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난항을 겪던 금호산업 인수전. 결국 박 회장과 채권단은 금호산업 지분 50%+1주를 7228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자금은 연내에 완납키로 했다.

업계에선 박 회장이 과연, 자금조달을 할 수 있을지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일단, 박 회장의 보유 자산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재계가 박 회장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오랫동안 거래했던 CJ와 SK, 롯데 등이 박 회장 측이 자금 마련 목적으로 설립한 금호기업 지분을 사들인 것이다.

재계의 도움과 전략적투자자들을 통해 모은 자금은 대략 3600억원에 NH투자증권이 주선하는 인수금융대출 3000억원, 기타자금 등을 더해 7228억원이라는 인수 자금은 마련됐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손에 넣으면서 금호아시아나의 지배 구조는 박 회장 일가, 금호기업 지분 67.7% 보유→금호기업, 금호산업 지분 50%+1주 보유→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지분 30.08% 보유→아시아나, 계열사 지분 보유로 이어진다.

박 회장은 자신의 꿈인 그룹 재건의 기틀을 마련하게 됐지만 정작 일등공신인 아시아나 직원들은 고용 불안에 떨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그간 금호 그룹 발전에 막대한 공을 세운 계열사가 ‘아시아나’라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사정이 좋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은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와의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올해 발생한 메르스 사태로 올 3분기까지 영업이익 312억 원에 순손실 900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나는 부채비율도 997.4%에 달한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는 오는 30일 구조조정 최종 확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24일 전체 임원과 조직장 140여 명을 대상으로 지점 통폐합, 예약과 발권부서 아웃소싱, 임원 임금 삭감, 희망퇴직 등의 방안을 논의하는 경영정상화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아시아나가 이번에 내놓는 구조조정안은 지점 통폐합과 국내외 공항서비스 아웃소싱, 임원 임금삭감을 비롯해 희망퇴직 등 인원 감축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선 한때 전체 직원의 10% 이상에 달하는 규모로 인원 감축이 시행될 것이라는 설도 나돌았다고 한다.

그룹 재건의 기틀 마련에 모두 기뻐해야 하지만 다른 한 쪽은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고강도 구조조정안에도 불구, 다른 계열사들의 자본 상태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시아나가 내놓을 예정인 구조조정안이 다른 계열사로도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그룹을 이끌어 왔던 금호타이어는 입단협 협상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노조 파업으로 올 3분기에는 6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워크아웃 돌입 직전인 2009년 4분기 이후 첫 적자를 냈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금호타이어 주식을 전략 매각한 바 있다. 그룹 재건에 나선 박 회장에게 금호타이어와 금호고속을 되찾는 작업이 숙제로 남은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으로 채권단이 42.1% 지분을 가지고 있어 따로 인수해야 한다. 따라서 금호타이어를 찾고자 하면 막대한 자금 출혈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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