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이규남 기자] 지난해 은행권 가계대출 규모가 78조원을 돌파하면서 2008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3일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기준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이 639조 천억 원으로 한 달 동안 6조 9천억 원이 늘었다고 밝혔다.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한 건 주택담보대출이었다. 지난해 말 은행의 가계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77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0조3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늘어난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90%가 주택담보대출인 것이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정부의 부동산 금융 규제 완화, 주택시장 호조, 전세난 등으로 주택 구입에 나선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은행의 가계 대출 증가는 2014년 하반기부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정책의 규제 완화와 기준금리 인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급증한 가계 부채는 앞으로 민간소비에 부담을 줌으로써 경제 성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또 미국이 추가적으로 금리를 올리면 가계가 부채로 받는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12월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 6조9천억원은 전월(7조5천억원)보다 줄었지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6조3천억원으로 전월(5조9천억원)보다 4천억원 많았다.

이 같은 폭증세는 그 대부분이 주택담보대출이라는 점에서 부동산 경기 회복의 결과라는 측면이 있긴 하다.

주택담보대출은 한 달 새 8조원이 늘었는데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거래가 늘어난 데다 봄 이사철 수요가 가세한 영향"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금융안정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부실위험이 낮은 대출로 평가되므로 크게 염려할 일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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