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위 사태와 JYP 사과문이 오히려 대만에게는 득?"


▲사진='쯔위 사태'로 인해 논란이 됐던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

[투데이코리아=선다혜 기자] 지난해 MBC 예능프로그램인 '마이 리틀 텔레비전' (이하 '마리텔')에서 대만 국기를 흔든 것을 시발점으로 불거진 '쯔위사태'에 대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JYP나 쯔위만의 잘못이 아닌 방송을 내보낸 MBC와 마리텔 관계자들의 부주의가 문제였다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특히, 쯔위가 열여섯 밖에 되지 않는 어린 소녀임에도 불구하고 방송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쯔위한테만 돌리는 것은 명백한 책임전가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쯔위사태'가 불거지게 된 문제의 방송은 지난해 11월 방영했던 것이다. 해당 방송이 해를 지난 지금에서야 논란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시작은 중국가수 황안의 SNS로부터 시작됐다. 황인은 대만계 중국인으로서 SNS를 톨해 쯔위가 국기를 흔드는 모습을 캡쳐 올리면서 '쯔위가 대만독립 지지자인 것 같다'는 글을 적었다. 이 SNS가 중국 온라인에서 일파만파 퍼지면서 중국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중국과 대만은 중국이 대만의 독립을 반대하면서 생긴 양안관계(중국과 대만 관계)로 인한 갈등으로 인해 국민적 감정의 골이 깊은 상태다. 중국은 대만을 하나의 독립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반면, 대만은 중국과는 분리된 독립국가라고 인정하고 있다.

실질적으로도 대만은 자국 내에서 정책을 결정하며 화폐와 군대 모두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미국, 일본, 한국 등의 국가들은 중국이 내세우고 있는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에 따라서 중국의 유일한 합법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에따라 중국이 대만을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을 존중하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연스럽게 대만과 중국의 사이는 좋지 않을 수 밖에 없다. 대만의 입장으로서는 자체적으로 국가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으로 인해서 국제사회에서 입지가 '중국 내 영토'로 밖에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쯔위 사태가 대만 청년들을 움직였다?
대만 첫 여성 총통 당선에 '쯔위 사태'가 있었다


▲사진=대만의 첫 여성 총통

'쯔위 사태'는 대만의 총통 선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불거지면서 중국과 대만 모두에게 예민한 문제로 다가왔다. 중국언론에서는 쯔위와 JYP에 대해서 비판의 기사를 쏟아냈고, 대만은 쯔위에 대해서 옹호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하지만 비판 여론이 점점 더 커지자 JYP 측에서는 지난 16일 쯔위의 사과문을 유튜브를 통해 올렸다.

해당 영상에서 쯔위는 "죄송합니다! 진작에 직접 사과드렸어야 햇는데 어떻게 지금의 상황을 직면해야 할지 몰라서 이제서야 사과를 드리게 되었습니다"라며 "중국은 하나 밖에 없으며, 해협양안(항상 대륙과 대만을 표시하는 어휘)이 하나이며, 전제가 중국인임을 언제나 자랑스럽게 여깁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인으로 해외 활동하면서 발언과 행동의 실수로 인해 회사, 양안 네티즌에 대해 상처를 드릴 수 있는 점에 대해 매우 죄송스럽다고 생각됩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영상은 삽시간에 퍼지면서 대만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쯔위의 사과가 굴욕의 사과라며 JYP에 대한 비판의 글이 쇄도했다. 심지어 영상이 올라가고 난 뒤인 지난 17일에는 JYP엔터테인먼트 공식홈페이지는 물론 2PM 등 소속 가수들 공식 홈페이지 역시 해킹으로 인해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쯔위의 사과가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는 커녕 외려 더 커지게 만든 셈이었다. 특히 대만의 경우는 이러한 사과가 대만을 중국과의 영토로 인정하는 것과 다름 없었기 때문에 이에 따른 분노는 쉽게 잠재워지지 않았다. 또한 대만에서는 쯔위 사건을 처음 폭로한 황안을 규탄하자는 시위를 24일 열기로 했다.

현재 시위 참석 의사를 밝힌 사람은 1만 명, 관심이 있다고 표한 누리꾼은 5만 3000명에 달한다. 단순히 해프닝에 그칠 것맡 같았던 쯔위 사태가 대만을 전체를 뒤흔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사태에 대해 당시 대만 총통 선거 후보였던 차이잉원(蔡英文) 후보(현 대만 총통) 역시 언급하면서 파급력이 강해졌다. 차이 후보는 쯔위 사건을 상세히 언급하며 "한국에서 16세의 여학생 아이돌이 대만국기를 흔들다가 억압을 받는 사건은 대만인들에게 불만을 불러일으켰다"며 "이 사건을 저는 영원히 국가를 단결시키고 강화시키라는 당부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차이잉원은 "한 국가의 국민이 자신의 나라의 국기를 흔드는 것은 누구도 억압할 수 없는 권리"라고 강조했다. 쯔위사태는 대반에서 (反) 중국 정서를 확산시켰으며, 이번 총통선거에서까지 영향을 미쳤다. 반중 성향의 민진당의 차이잉원 후보가 총통으로 당선된 것이다. 대만 양안정책협회의 온라인조사 결과 대만 청년층 134만명이 쯔위 사태에 영향을 받아 투표를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16세 小女 쯔위' 뒤에 숨은 JYP와 MBC?
침묵하는 MBC와 사과만 앞세운 JYP


▲사진=마리텔을 통해 논란이 됐던 장면

사실 이번 쯔위 사태는 중국과 대만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비판여론을 키웠다. 국제적인 문제는 둘째치더라도 공영방송국인 MBC와 대형기획사인 JYP가 아직 미성년자인 쯔위를 앞세워고 뒤로 숨었다는 것이었다. 실제적으로 방송을 내보낸 MBC는 쯔위 사태가 커져나갈 때도 침묵했고, 쯔위의 사과로 인해 비난 여론이 쇄도했을 때도 강 건너 불구경이었다.

정작 방송을 기획하고 편집해서 내보내는 방송국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쏙 빠진 것이다. 이에 MBC가 책임을 JYP와 쯔위에게만 전가시켰다는 비판이 나와다.

또한 대만의 국기 역시 방송의 소품이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대한 해명이 있어여 함에도 불구하고 마리텔 제작진 측은 한 마디의 해명도 없었다.

JYP역시 중국 여론만을 의식하고 섣부르게 쯔위를 앞세워 미성숙한 사과로 화로 키웠다. JYP 측은 부모님을 대신해 쯔위를 잘 가르쳐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이에 대해 JYP 측이 소속 가수들의 중국 시장 진출에만 몰두해 중국과 반대에 서있는 대만 쪽의 여론은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실제로 사과를 해야했던 쯔위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던 사과라는 질타도 이어졌다. 이번 쯔위 사태는 쯔위 본인의 잘못보다는 방송국의 무신경함과 시장의 이익만 따지는 소속사의 문제가 더 크다는 것이다.

비난 여론으로 인해 사과문을 불가피한 실정이었다 해도 JYP 사과문를 통해 쯔위의 행동에 대한 어떠한 상황설명도 하지 않은 채 무조건적인 사과만 앞세웠다. 이로 인해서 사과를 한 쯔위는 물론 대만인들에게까지 상처를 입혔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잘못된 사과문에 대한 JYP의 반성이 시급하며 방송을 내보낸 MBC 측도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울러 이번 사태로 인해서 우리 JYP는 물론 한류에 영향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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