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의 특가항공권의 비밀은 무엇일까.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함.

[투데이코리아=박한결 기자] 티켓값이 커피값 수준으로 떨어졌다. 영화관이나 공연장 얘기가 아닌 항공사의 특가 항공권 얘기다.

항공사는 과거부터 ‘얼리버드 항공권’과 같은 이벤트를 진행, 경비를 아끼려는 여행객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그렇지만 최근 저가항공사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커피값 수준의 항공권들을 내놓고 있다.

승객들 입장에선 저렴한 가격에 항공료를 구매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만 어떻게 이 같은 가격의 항공권이 나올 수 있는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제주항공이 항공권 특가 이벤트를 진행하자 예매 사이트에 접속이 폭주, 시스템이 다운되는 일이 벌어졌다.

제주항공은 누적 탑승객 3000만명 돌파를 기념, 부치는 짐 없이 오는 6~11월 탑승할 승객에게 제주행 편도 항공권을 7000원에 내놓았다. 이는 이 항공사의 주말 황금시간대 가격보다 90여%나 낮은 금액이다.

특가 항공권을 내놓은 항공사는 이 항공사뿐이 아니다.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역시 파격가의 항공권을 내놓았다.

그런데 업계에선 이 같은 할인은 결코 항공사에 손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고 얘기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할인 이벤트로 풀리는 항공권은 아무리 많아도 해당 항공사가 1년에 내놓는 항공권의 1%도 안된다”며 “아무리 국내선 노선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은 제주행일지라도 비성수기에는 평일에는 빈 좌석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특가항공권 이벤트를 내걸면 해당 사이트로 수많은 사람들이 접속, 홍보 효과는 덤으로 따라오기도 한다”며 “항공권을 미리 팔아 현금도 확보할 수 있어 여러 측면에서 항공사에 도움이 되는 이벤트”라고 귀띔했다.

저렴한 가격에 항공권을 구매한다는 측면에선 좋은 점도 있지만 불편한 점은 감수해야 한다.

일단, 특가 항공권을 구매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진행된 특가 항공권 이벤트를 살펴보면, 제주항공은 특가 항공권 물량을 국내선 1만5000석과 국제선 1만8000석 등 총 3만3000석을 준비했다.

이벤트 개시 당일만 21만명이 동시에 예약시스템에 접속해 홈페이지와 모바일앱이 마비됐다. 접속 폭주로 이벤트 당일 오후 4시부터 자정까지 시스템이 다운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번 이벤트뿐만이 아니다. 종종 저가항공사에서 내놓은 특가항공권 이벤트에는 다수의 이용객이 접속, 항공권 구매에 여러 불편함이 따라붙는다.

또한 저가항공사의 특가 항공권은 가격이 저렴한 만큼 좋은 서비스가 따라오지 않는다.

대부분의 저가항공사의 경우 기내식 없이 간단한 음료 서비스만 제공되고 대부분 기내식은 유료화돼 있다.

게다가 더 많은 승객을 태우기 위해 좌석을 일반항공사보다 더 많이 설치하고 있어 좌석 간격이 좁을 수밖에 없다.

또 국제선의 경우 항공기 운항시간도 대부분 밤 늦은 시간이나 새벽시간으로 이착륙 하기에 승객 입장에선 시간 활용에 아쉬움이 따라붙는다.

뿐만 아니라 저가항공사들은 항공기 보유 대수도 일반 대형항공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기에 지연 출발이나 결항도 많다.

특히, 특가 항공권은 취소나 환불이 불가능 하거나 취소 수수료도 일반 항공권보다 높고 항공권이 저렴한 대신 위탁수하물이나 좌석 지정 서비스 비용까지 별도로 내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안전과 보상 문제다. 최근 저가항공사들의 안전사고가 잦았다. 게다가 보상 문제에서 승객들의 분통을 터트리는 일이 다반사다. 제주항공 여객기가 승객 150여 명을 태운 채 3km를 급강하한 적이 있는데 이 때 기내에선 산소마스크까지 내려오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일부 신체에 통증을 느끼고 병원을 찾는 승객도 있었지만 항공사 측이 내놓은 건 치료비뿐이었다.

돈을 아끼려다 노선이 갑자기 사라지는 황당한 경우도 발생한다. 돈 아끼려다 여행을 망칠 수도 있는 우려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특가 항공권 구매에 대한 소비자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특가 항공권은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보이지 않는 여러 불편한 사항이 있기에 꼼꼼하게 살펴보고 구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