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 직전 與野 지도부와 25분간 대화 나누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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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박기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국회를 찾아 안보·경제 위기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국민과 정치권을 향해 단결과 협조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총 3번의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는데 예산안이 아닌 다른 국정현안으로 연설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에 예정된 국정연설에 앞서 9시 36분께 국회에 도착했다.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이 국회 본관 밖의 차량이 하차하는 공간에서 박 대통령을 영접했다.

본청에 들어선 박 대통령을 맞은 것은 정의화 국회의장이었다. 정 의장은 박 대통령에 “어서 오십시오”라며 악수를 건넸고 박 대통령은 웃으면서 손을 잡았다.

박 대통령과 정 의장은 곧바로 국회 본청 3층에 위치한 국회의장 접견실로 이동했다.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김무성·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 양당 원유철·이종걸 원내대표, 새누리당 소속 정갑윤 국회부의장과 차를 마시며 25분간 대화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정 의장이 “야당에 먼저 인사를 하셨으면 좋겠다”는 제안에 야당 지도부와 인사를 나눈 뒤 여당 인사들과 인사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2년 자신을 도왔지만 지금은 야당의 수장이 된 김종인 대표에게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박 대통령은 당초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할 예정이었던 이종걸 원내대표에게는 “양보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으며 김무성 대표에게는 “너무 수고가 많으시다”고 말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여야 지도부에게 개성공단의 폐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3년 북한의 개성공단 가동중단으로 우리 국민이 볼모로 잡힌 일을 언급하면서 “어떤 다른 논리도 국민 안위 문제를 넘어설 수 없었기에 미리 알릴 수 없다”면서 “무사귀환이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다.

또한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피해지원 대책에 대해 “최대한 일대일 맞춤형 서비스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으며 테러방지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쟁점법안의 국회 통과를 당부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정책이라는 것이 적시에 써야 효과가 있고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시간이 지나가면 의미가 없다”며 “조속히 입법을 처리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야당은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중국은 북한을 버릴 수 없다는 입장을 잘 참작해서 대중국외교를 강화하는 게 좋겠다”(김종인 대표) “통일대박에서 개성공단 폐쇄로 너무 왔다갔다 한 것 아니냐. 북한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는 외교전략으로 갑작스럽게 돌아선 데 대해 불안이 커지고 있다”(이종걸 원내대표)는 얘기가 나왔다.

이에 박 대통령은 “통일대박이란 통일이 됐을 때 밝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통일을 이뤄가는 과정 속에서의 단호한 대처, 핵위기 극복을 위한 단호한 대처가 모순되니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다른 참석자들이 모두 나간 후 3분 가량 김종인 대표와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개성공단 문제에 대한 소상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얘기를 했고 박 대통령은 이에 다른 대답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10시 2분께 국정연설을 하기 위해 박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하자 여야 의원들은 모두 기립 박수로 환영했다. 박 대통령이 입장하는 통로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가 도열해 박수하기도 했다.

이날 박 대통령 연설에선 총 19번의 박수가 나왔다. 하지만 야당 지도부는 거의 박수를 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10시 29분께 연설을 마치자 여당의원들은 전원 기립 박수를 보냈으며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이 박 대통령을 안내하며 본회의장을 나설 때에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대통령이 나가는 길목에 서서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의원들과 인사를 나눈 후 10시 31분께 국회 로텐더홀을 빠져나왔다. 박 대통령의 양옆에는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가 동행했다. 최경환·윤상현·조원진 의원 등 친박계 핵심 인사들이 그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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