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기업에 北 IT사업 공동진출 권유 후 상승"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2014년 9월 17일 중국 알리바바(Alibaba) 본사를 방문해 북한 IT사업 공동진출을 제안한 직후 '정몽준테마주' 현대통신 주가가 상승했다는 보도가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4년 9월 18일 한 경제전문지는 "현대통신이 상승하고 있다"며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이 중국 알리바바 본사를 방문해 북한 IT사업 공동진출을 권유한 소식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정 이사장은 새누리당 의원·대표를 역임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알리바바의 항저우(杭州) 본사를 방문했다"며 "북한 IT사업에 함께 진출해보자고 권유하자 마윈(馬雲) 회장에게 보고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현대통신은 다수 언론·전문가 사이에서 '정몽준테마주'로 분류됐다. 이내흔 전 현대건설 사장이 현대통신 대표이사로 재임했기 때문이다.

현대통신 주가는 6.4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정 이사장 영향으로 2014년 6월 6일에 전일 대비 2.20% 급락했다.

풍부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연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강세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주가 상승과 정 이사장의 대북(對北)경협 요청 시기가 비슷해 연관 가능성이 제기됐다.


알리바바 본사 방문을 밝힌 정몽준 이사장 트윗(위). 사진=정몽준 이사장 트위터 계정 캡처
현대통신 주가상승 보도. 사진=경제전문지 OOO타임스 캡처


본지(本誌)는 앞서 북한 김정일이 방북(訪北)한 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만나 정몽준 이사장을 언급한 뒤 경협을 약속했다는 북한 내부문건을 단독보도했다.('[단독] '북한 핵실험' 北, 정몽준 실명 충격언급' 보도 참조)

보도 당시 측근으로 알려진 전 보좌관 정모 씨에게 해명을 들은 후 공정성을 기해 기사화 등을 하려 했다. 그러나 정 전 보좌관은 "현대통신은 정몽준 전 의원과 아무 관계 없는 기업" 등 단답형으로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나아가 "명예훼손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 "공갈죄" 등을 언급하면서 '입막음'에 나서려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때문에 본지는 부득이 정 이사장 측 설명 없이 보도해야만 하는 입장이다.

정 이사장은 6.4지방선거 참패 이후 칩거하면서 본업 외 외유·발언을 자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본인 해명을 듣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핵심측근은 이달 4일 뉴시스에 "정 전 대표(정몽준 이사장)가 내년 대선 출마 계획이 없어서 여의도 정치권과 아예 선을 긋고 활동하지 않고 있다"며 "정치권에서는 제3지대 이야기가 많지만 우리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국민의당은 정 이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 구조조정에 대해 맹공을 퍼부어 정 이사장 외유·발언을 더욱 위축시켰다.

박지원(전남 목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군산조선소 폐쇄 운운은 기업윤리로 봐도 있을 수 없다"며 "정 이사장은 현대중공업의 실질적 오너(운영자)이기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8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주가는 올 들어 2배 가량 상승했다. 정 이사장 보유주식 가치도 1조1538억 원으로 연초 대비 74.9% 증가해 정 이사장에 대한 비난은 한 층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도 정 이사장의 외유·발언 자제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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