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페로우 치유동화작가 내한, 워크숍 열어

[투데이코리아=이미숙 기자]세계 곳곳을 다니며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주는 ‘치유 동화작가’인 수잔 페로우가 최근 호주에서 내한, 독자들을 만났다.

교육전문 출판사 ‘푸른 씨앗’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3일 간 청계자유발도르프학교 강당에서 수잔 페로우를 초청해 치유동화 워크숍을 개최했다. 14일은 120여명이 모인 대중강연을 통해 ‘치유 동화’가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 지 설명했고, 15일과 16일 양일간은 40여명이 직접 본인들이 원하는 치유동화를 만들어보았다.

‘푸른 씨앗’은 지난 해 수잔 페로우의 책(healing stories for challenging behaviour)을 ‘마음에 힘을 주는 치유동화, 만들기와 들려주기’로 번역, 출간했다.

수잔 페로우는 14일 대중 강연에서 “7살 난 첫째 아이에게 ‘브라우니 요정’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다음 날 새벽 아이가 일어나 욕실을 청소하고 있는 모습을 본 뒤 저의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당시 혼자 세 명의 아들을 키우면서 힘들어하고 있을 때였던 저자는 우연한 기회에 ‘브라우니 요정’의 이야기를 잠자리에서 큰 아이에게 들려주었다고 한다. 그 이야기속 유치원 나이의 아이는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아빠가 왜 웃지 않고 찡그리기만 하는지, 어떻게 하면 아빠가 웃을 수 있는 지 할머니에게 물었고, 할머니는 집안 살림을 도와주는 브라우니 요정이 집에 오지않기 때문이라며, 숲 속 부엉이에게 물어보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듣고 아이는 숲 속에 가서 부엉이에게 물어보는데, 결국 자신이 브라우니 요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집에 돌아와 새벽에 아빠 몰래 집안일을 거든다는 내용이다.

아직 동화 세상에 사는 아이들에게 논리적인 설명으로 설득하기보다 ‘은유’가 포함된 이야기를 들려주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받아들인다고 저자는 설명했다.

저자가 어느 집에 초대를 받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집 어머니와 아이와 차를 마시기 위해 테이블에 찻잔과 쿠키를 차리고 있던 중인데 갑자기 그 집 아이가 앉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웠다고 한다. 어머니가 아무리 설득하고 달래도 듣지 않자 저자가 나섰다. “(손을 귀에 대고 몸짓으로 하며)가만히 들어보니, 테이블의 의자들이 파티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네. 테이블보도 예쁘고 깔고 찻잔도 준비하고, 누구 누구 2명은 초대했는데, 한 명 더 초대할려고 하는데, 누구였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않네. 아, 누구였더라.” 이런 이야기를 짐짓 모른 채 하고 들려주자, 아이는 손짓으로 그 한 명이 자기라며 본인을 가르키고 있더란다. 결국 셋이서 편히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것.

아빠와 이혼 한 뒤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 어느 날 아이가 아빠는 어디 있느냐고 물었을 때 어떻게 답해야할 지 난감할 수 있다. ‘죽었다’는 거짓말로 쉽게 넘어갈 수도 있지만 그 엄마는 다른 선택을 했다. 수잔의 워크숍에 참석해 이야기를 만들기로 한 것.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 지 어려워하자 산책을 나가보라고 했더니 작은 보트 모양의 열매를 보고 영감을 얻어 이야기를 만들었다. 엄마곰과 아기곰, 아빠 곰이 숲속 산책을 하다 강가에 이르렀고, 그곳에서 작은 보트가 있어 엄마곰과 아기곰이 함께 타고, 아빠곰은 다른 보트를 탔다고 한다. 그런데 물결이 자꾸 아빠곰과 엄마곰이 탄 보트를 다른 섬으로 이끌었고, 엄마곰과 아기곰은 어느 섬에 도착했는데 그 섬은 먹을 것이 많아 그곳에서 지내게 되었다는 이야기.

수잔은 이외에도 가족을 전쟁 중에 모두 잃은 아이를 위한 동화, 동생이 태어난 아이를 위한 동화, 분리불안을 겪는 아이를 위한 동화, 떼쓰는 아이, 고집부리는 아이 등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주고 책으로 엮었다.

수잔 페로우는 호주 태생으로 지난 30년간 세계 각지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쓰고 들려주었으며, 호주와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미국, 캐나다 등에서 교사 및 치료사, 상담사들을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 더 많은 이야기는 www.susanperrow.com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