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밀항설' 불거져.. 야쿠자 연관 추정

[투데이코리아=이주용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이 검찰에 구속된 가운데 그가 구축한 '왕국(王國)'도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최소한으로도 십수 명이 연루되어 있어 그들이 누구인지 한 눈에 파악하기는 지금으로서도 쉽지 않다.

본지(本誌)는 최순실의 주변인물들이 어떤 인물인지, '왕국'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장기간에 걸쳐 하나하나 짚어보려 한다.


장시호(1979?~)씨는 최순실 씨의 조카다. 본명은 장유진이었으나 장시호로 개명했다. 방송인 추성훈의 부인 야노 시호(矢野志保) 이름을 따라했다는 설이 있지만 점쟁이 점괘를 보고 바꿨다는 설도 있다.

장 씨는 승마 특기생으로 신사중학교, 현대고등학교(서울 압구정 소재), 연세대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진다. 연세대 입학이 특혜였다는 의혹이 있다. 2006년 이뤄진 결혼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했다는 목격담이 있다.

알려지는 바에 따르면 장 씨는 '비선' 이모 및 마찬가지로 무소불위(無所不爲) 권세를 휘둘렀던 친모(親母)의 비호 아래 거침없는 삶을 살았다.

8살 무렵에는 서울 강남 압구정동 모처 목욕탕에 자주 들렀다. 사촌동생 정유라 씨가 세신사(목욕관리사) 뺨을 때리는 등 난동을 부리자 그는 도리어 이를 자랑스럽게 떠벌리고 다녔다.

대학 재학 시절인 2001년 11월에는 무면허에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적발돼 벌금 500만이 선고됐다. 2014년부터는 1년간 리스(lease. 임대) 자동차를 운전했으며 책임보험을 미납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월 27일, "장 씨가 가장 실세"라며 "검찰이 수사 의지가 있다면 장 씨를 긴급체포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 씨가 최순실 가계(家計)에서 '두뇌 역할'을 했다는 주장도 있다.

승마선수로 잠시 활동하다가 그만둔 장 씨는 연예계에 진출해 유명인들과 친분을 쌓았다. CF감독 출신으로 국정(國政)을 농단한 차은택 씨를 최 씨에게 소개한 사람도 장 씨라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에는 연예계·체육계에서 한 층 노골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 본인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침 없이 협박도 가했다. 심지어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사업에도 개입했다.


구체적으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이하 센터)를 세우고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사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차명으로 스포츠마케팅 업체 '더스포츠M'을 세우고 K스포츠재단 용역을 싹쓸이한 혐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장 씨는 더스포츠M 초대 등기이사에 센터 직원이었던 이모 씨(29)를 세웠다. 후임으로는 연세대 동문이자 K재단 전 이사인 이모 교수 제자 한모 씨를 앉혔다.

이렇게 치밀한 계획 아래 장 씨는 천문학적인 자산을 모았다. 특히 제주도에 많은 부동산을 소유했다. 서귀포시 대포동 소재 62평 고급빌라에 살면서 고급 승용차를 몇 대나 소유했다.

임신을 하자 아들 이중국적 취특을 위해 원장출산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아들은 현재 대치동 소재 국제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고도 모자랐는지 박 대통령에게 "퇴임 후 같이 제주도에서 재단 차리고 살자"고 회유했다. 끝까지 대통령 곁에 '기생'하면서 '단물'을 빨아먹으려 한 셈이다. 대통령은 통상 퇴임 후에도 적잖은 정치적 영향력을 갖는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가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자 장 씨는 돌연 잠적했다. 현재도 행적이 묘연한 상태이며 검경(檢警)은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장 씨가 해외도피를 준비 중이라는 소문도 있다. 62평 빌라를 갑자기 긴급매물로 내놓는가 하면 시가 200억 원에 달하는 제주도 땅 6100평을 겨우 50억 원에 급하게 매각하려 한 것이다.

장 씨는 현재 출국금지 상태이지만 어마어마한 재력으로 일본 또는 중국 밀입국조직을 통하면 얼마든지 해외도피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려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안민석 의원도 '장시호 일본 밀항설'을 최근 제기했다.

일본 밀항은 통상 부산에서 이뤄진다. 때문에 이 곳 밀항조직을 수사하면 밀항 여부 윤곽이 잡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밀항조직이 점조직화 되어 있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있다.

밀항이 사실일 시 장 씨는 야쿠자(ヤクザ) 등쌀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장 씨 거처 정보를 한국 당국에 넘기겠다는 식으로 협박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밀항 전력을 가진 야쿠자 조직으로는 도쿄(東京)를 본거지로 하는 스미요시카이(住吉會)가 있다. 대중매체에서 '의리' 등으로 그려지는 것과 달리 야쿠자 또는 일개 폭력조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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