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뉴델리...10루피의 저주에 걸리다

기사입력 2017.05.0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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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역 광장의 풍경.(사진=최치선 기자)

[투데이코리아=최치선 기자] 마침내 '신들의 땅' 인도 세계문화유산답사 여행이 시작되는 시간이다. 두두둥~ 북소리는 멀리 아그라에서 시작해 내 심장 속으로 들어와 요동치기 시작한다.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된 기차를 타러 뉴델리역에 도착했을 때 역광장에는 수많은 인도인들과 여행자, 릭샤꾼 그리고 소와 개들로 인해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참 부지런하기도 하다. 저 많은 사람들이 모두 관광객은 아닐텐데...이 시간에 일하러 가는 것인가?’ 그들을 보면서 시시한 호기심이 피어나더니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한다. ‘그런데 왜 사람들의 행색이 저 모양일까? 인도는 최근 아시아의 신흥부국으로 급부상 중인데 말이다.’
 
하지만 곧 스스로 한 질문에 어이가 없었는지 '피식' 실소가 나왔다.
 
‘인도는 아직도 카스트제도가 살아있고 가난이 대물림 되지만 또 그것을 당연시 여기지 않는가? 미취학 아동이 절반이상인 나라이기에 소수만이 기회를 얻고 그들이 부를 독차지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지 않을까?’
 
이렇게 광장 쪽을 보며 잠시 혼자생각에 잠겼을 때 “텐 루피!”하고 뒤에서 누군가 내 배낭을 잡아끌며 외쳤다.
 
순간 내 몸은 위기상황에 대처하려는 보호모드로 변신했다. ‘10루피’의 주인공은 잘해야 중학생 정도 되어 보였다. 소년은 나를 보자 때로 얼룩진 손을 내밀며 천연덕스럽게 웃었다.
주머니엔 잔돈이 없었다. 달러를 100루피 짜리로 환전했기 때문에 소년에게 줄 10루피는 없었던 것이다.
 
인도에 도착해서 처음 겪는 구걸에 당혹감이 밀려왔다.
 
‘쏘리, 아이 해브 노 머니.’라는 문장이 입가에 맴돌았지만 밖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대신 옷을 잡은 소년의 손을 뿌리치고 어정쩡한 웃음을 지으면서 못들은 척 서둘러 대합실로 들어갔다.
뒤통수에 소년의 따가운 시선을 느끼면서 앞만 보고 정신없이 걸었는데 그 때 소년이 나에게 텐루피의 저주를 내렸다. (몇 시간 후 아그라에서 텐루피의 저주는 시작된다) 
 
아그라칸트행 기차에서 짜이를 만들다
   
아그라칸트행 열차안의 모습.(사진=최치선 기자)
‘인도에서 기차연착은 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들었기 때문에 마음을 비우고 있다가 예상과 달리 제시간에 기차가 와서 기뻤다. 그렇지 않아도 소년에게 돈을 주지 못해 기분이 찜찜했었는데 좌석을 찾아 자리에 앉으니 마음이 조금 진정되는 것 같다.

   
아그라칸트행 열차안에서 차창 밖으로 본 인도의 풍경.(사진=최치선 기자)
 
   
간식세트.(사진=최치선 기자)

아그라칸트까지는 약 2시간이 걸린다. 열차는 우리나라의 새마을호쯤 되는 수준(정확히는 무궁화호지만) 이었다. 얼마쯤 지났을까? 열차에서 일하는 승무원이 간식세트가 담긴 식판을 승객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승무원이 식판을 내려놓다가 나를 보더니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프럼 코리아’라고 답하자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고맙다’며 씩~ 웃어주자 그도 따라 웃는다.
 
   
짜이를 만들기 전 간식을 먼저 개봉해서 촬영했다.(사진=최치선 기자)
조그만 식판에는 샌드위치와 인도의 전통차 짜이(Chai)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홍차와 분말프리마가 들어 있었다. 처음엔 샌드위치만 먹고 홍차를 마실까 말까 고민하다 마침 앞에 앉은 인도인이 짜이를 만들어 먹는 걸 보면서 뜨거운 물에 홍차와 설탕 그리고 분말프리마를 섞어 마셨다.
 
맛은 프림 맛이 강해서였는지 달달하고 걸쭉한 느낌. 솔직히 처음 맛본 짜이라서 그것도 내가 직접 만들어서인지 정확히 ‘짜이’라고 하기엔 좀 거시기하다. 그래도 처음 맛본 ‘짜이’ 덕분에 차창 밖 풍경을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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