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때도 없이 불거지는 제품 문제들…소비자들 신뢰도는 바닥"


▲사진=아모레퍼시픽 브랜드

[투데이코리아=선다혜 기자] 굴지의 화장품 기업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제품에서 또다시 문제가 발생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K뷰티-선도기업'으로 아명을 떨쳤던 것이 무색할 지경이다. 더욱이 아모레퍼시픽 제품 논란이 이번 처음만은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신도 점점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는 헤라, 에스쁘아, 에뛰드, 이니스프리, 아리따움 등 30여개가 넘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업계 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상 화장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라면 아모레퍼시픽 제품을 피해가기 힘들 정도다.

이러한 가운데서 아모레퍼시픽 브랜드에서 나온 오일틴트, 섀도우, 네일, 마스카라 등의 제품에서 문제가 제기되면서 논란이 됐다.

처음 문제가 불거진 것은 지난해 9월 식약처가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인 헤라의 '리치 아이즈 롱래쉬 워터푸르푸 마스카라(래쉬블랙)'에서 프탈레이트가 기준치의 3개배 이상 함유된 것을 확인하고 6개월간 판매중지 명령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해당 제품에서 문제가 됐던 성분인 프탈레이트류는 주로 플라스틱에 유연성을 주기 위해 가소제로 널리 사용되며, DEHP, DEP, DBP, BBP 등이 있다.이 중 DEHP는 동물실험에서 수컷 랫드의 정소 위축, 정자수 감소 유발 등 생식독성과 간독성으로 인한 발암성 등이 보고된 바 있다.

아울러 같은 공장에서 생산된 라네즈의 제트 컬링 마스카라(이하 제트컬링)도 같은 조치를 받았다.

물론, 당시 아모레퍼시픽 측은 '공정상에 문제가 있었다'며 문제가 된 제품들을 회수 및 폐기 조치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아모레퍼시픽에서는 소비자들의 피부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불량 제품들의 향연'이 이어졌고, 그때마다 사측은 시정하겠다는 말을 하면서도 매번 같은 상황을 반복하고 있다.

국내 굴지의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
오일 틴트·섀도우·네일 등 계속 불거지는 문제
찜찜함만 남는 소비자들…제품 믿고 살 수 있을까?


▲사진=논란이 된 아리따움 오일틴트

지난 5월과 6월 연달아 아모레퍼시픽의 뷰티숍인 아리따움의 제품들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먼저 논란이 된 것은 볼륨업 오일틴트였다. 해당 틴트에서는 미생물 기준치가 초과한 것이 드러났다. 미생물 기준치가 초과하면 제품이 변질될 우려가 있고, 이를 통해서 피부트러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자진회수 결정했으며, 소비자들에게 환불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이후 아리따움의 또다른 제품이 컬러래스팅 틴트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됐다. 여성뷰티블로거와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서 해당 틴트를 바르고 입술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글을 올린 이들 대부분은 입술에 '수포가 생기고 딱딱해짐' 또는 '붓거나 갈라짐'등의 증세를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서 아모레퍼시픽 측은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해당 제품에 대한 소비자 클레임이 접수돼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면서도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이라고 해명했다.

이 뿐만 아니라 아모레퍼시픽에서 납품되는 섀도우가 멸균 전 공정과정을 거치지 않고 남품됐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아모레퍼시픽 하청업체 전 생산직 직원 A씨가 한 언론매체를 통해서 멸균 공정을 거치지 않은 아이섀도우가 그대로 납품됐다는 내부문건을 공개했다.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아리따움 '모노아이즈', 에뛰드 '룻앳마이아이즈', 이니스프리 '미네랄 섀도우' 등의 처리 결과에 '멸균 전 출고됨. 클레임 예상'이라고 적혔다.

심지어 문건을 공개한 A씨는 "원료 검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제품을 만드는데다 제조 기계도 비위생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기계가 정말 지저분한데 그마저도 지저분한 에탄올을 사용해 닦는다. 기계가 비위생적이니 화장품에 세균이 많은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서 사실이 아니라고 전면 부인하며 "협력사 퇴사직원이 자의적으로 만들어 낸 문건"이라며 "멸균 공정을 거치지 않은 제품이 납품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양쪽 입장 어느쪽도 완전히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찜찜함만 남게 된 셈이다.

가장 최근 문제가 된 것은 아리따움에서 판매됐던 네일 제품 '모디 퀵드라이어'다. 해당 제품이 프탈레이트 한도 부적합 사유로 식품의약안전처의 회수명령을 받은 것이다.

'프탈레이트'는 지난해 9월 6개월간 판매중지 명령을 받았던 마스카라 제품들에서도 기준치 초과로 문제가 됐던 성분이다.

프탈레이트는 사람 몸속에 들어와 호르몬의 정상적인 작용을 방해하거나 혼란시키는 내분비계 교란물질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고, 발암물질로 알려진 중금속 중 카드뮴에 비견될 정도의 독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실험 결과에 따르면 간과 신장, 심장, 폐 등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여성 불임과 정자수 감소 등 생식기관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독성물질로 보고됐다.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만성독성이 있어 주의가 요구, 국내에서는 2005년부터 식품용기에 사용을 금했으며 2007년부터 플라스틱 완구와 어린이용 제품에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심지어 아모레퍼시픽 측은 지난해도 '프탈레이트'로 인해 제품이 판매중지 처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문제가 있는 '모디 퀵드라이어'를 모르쇠로 판매해왔던 셈이다.

더 큰 문제의 해당 제품은 지난 2012년 11월에 출시 된 이후 회수명령을 받기 전까지 약 4년 동안 판매됐다는 것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문제점도 모른 채 발암물질 성분이 든 제품을 사용한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아모레퍼시픽 측은 '대외비'를 이유로 들어 문제가 된 제품의 총 판매량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결국 얼마나 많은 소비자가 피해를 입었는지도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아모레퍼시픽, 과연 믿을 수 있는 회사인가?
제품에 대한 행정처분 및 회수가 가장 많은 기업…'오명'
해외로까지 뻗어가는 아모레퍼시픽…수출 제품들은 안전할까?


▲사진=아모레 퍼시픽 서경배 회장

화장품은 피부에 직접 닿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문제는 소비자들의 건강과 직결된다. 때문에 화장품에 성분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소비자들 역시 분노와 실망을 금치 못하게 된다. 특히 아모레의 경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는 기업이다.

그러한 기업이 식품의약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제품에 대한 행정처분 및 제품회수가 가장 많은 기업으로 꼽혔다. 결국 화장품 대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것만 치중한 채, 정작 중요한 제품의 질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것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이는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이 강조해왔던 '화장품의 품질'과도 상반되는 결과인 셈이다. 수많은 브랜드를 가지고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아왔음에도, 제품에 신중함을 기하지 못한 채 기업에 대한 신뢰도만 떨어뜨린 셈이다.

일각에서는 "아모레퍼시피 제품을 믿을 수 없다"는 이야기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화장품 업계의 시장 점유율 10위를 달리고 있으며, 내년 두바이 진출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처럼 아모레퍼시픽이 글로벌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도기에서, 시도 때도 없이 불거지는 제품 문제들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중요한 일임이 틀림없다. .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내놓은 일이다. 불량투성 제품들로 인해서 소비자의 신뢰를 기대를 갉아먹는 일은 결국 기업의 이름을 땅바닥에 버리는 것이다.

결국 지금 아모레퍼시픽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단순히 기업으로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믿을 수 있는 기업으로서 나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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