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비선' 한 달 넘게 말 없어 답답"


[투데이코리아=박진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주심을 맡은 강일원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10일, 한 달 넘게 '벙어리'가 된 청와대에 일침을 놨다.

이 날 오전 10시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에서 대통령 측 변호인단에 "주심인 제가 요청한 부분에 대해 아직 답변이 없다"고 지적했다.

강 주심은 지난달 22일 "청와대 보좌체계 완비 시점은 언제인지, 어디까지 (비선) 도움을 받은 것인지 구체적으로 답변해달라"고 요청했다.

강 주심은 "제가 요청한 부분은 굉장히 중요한 쟁점이다. 피청구인(박 대통령)이 잘 아시는 부분"이라며 "대국민담화에서 (비선 등을) 밝히겠다고 말씀하셨는데 한 달 넘게 아무 말씀도 없으셔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대통령 변호인단 측은 "(박 대통령으로부터) 자료를 받기는 받았다"며 "오늘 중요한 증인 3명이 나와 증인신문 사항을 준비하느라 (제출이) 늦었다"고 해명했다.

이 날 증인으로 채택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최순실 씨 등 3명은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하고 불참했다.

한편 강일원 주심은 이 날 "어러 범죄혐의가 있지만 탄핵사유는 하나"라고 말했다.

야당과 일부 언론이 제기하는 각종 의혹들을 모두 '진실'처럼 다루기보다 법적으로 탄핵사유가 되는 부분을 중심으로 심리를 진행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됐다.

강 주심은 대통령 탄핵사태 발단이 된 태블릿PC는 증거조사가 안 된 점을 감안해 일단 증거로 채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법원은 태블릿PC 진위여부 조사를 무기한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최순실 씨 측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10일 태블릿PC 증거 능력을 무력화할 수 있는 증인을 법정에 세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치'를 강조하는 헌재 앞에 더불어민주당은 강력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13일에는 헌재가 탄핵소주 '일부 선별심리' 불가 방침을 밝히자 "촛불민심과 선을 그었다"며 "헌재는 하루빨리 인용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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