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富 재분배.. 시장경제 틀 벗어나진 않을 것"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반기문표 경제정책' 밑그림이 10일 윤곽을 드러냈다.

반 전 총장 경제팀을 총괄하는 곽승준 고려대 교수는 10일 ▲따뜻한 시장경제 ▲진화된 자본주의 ▲글로벌 스탠다드(국제기준) 3가지라 밝히며 "가장 중요한 건 따뜻한 시장경제"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현재의 '자본주의 3.0'을 '5.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자본주의 3.0은 케인스주의(정부 주도 성장)에서 벗어나 시장의 자율경쟁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곽 교수는 자본주의 3.0은 재벌, 부유층에 대한 국민 반감을 불러온다며 양극화에 따른 사회적 저항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공적 영역에 비해 커진 민간 영역에서 자발적이고도 자생적인 '부의 재분배'가 이뤄지는 자본주의 5.0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곽 교수 설명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부유층의 자발적 재산 사회 환원이 실시되고 있다.

곽 교수는 법인세율 인상과 관련해서는 "굉장히 중요한 파트"라며 정부가 인위적으로 세율을 조정하고 세목을 바꾸는 대신 민간의 능동적 측면을 중시하겠다고 밝혔다.

"민간 기업도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아니면 촛불시위에서 보듯 '국민의 적'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말했다. '능동적 측면'의 실례로는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들었다.

경제팀에는 외국인도 포함돼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고 있다. 곽 교수는 "어떤 정책이든 확실한 건 시장경제 틀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라며 "그 틀을 벗어나는 순간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 되고 만다"고 지적했다.

포퓰리즘적 공약의 대표적 사례로 이재명 성남시장의 '청년 배당' 등 재원을 따지지 않아 현실성이 낮은 정책을 들었다.

곽 교수는 "진화된 자본주의,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점에서 기존 정치권 경제정책과는 차별화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곽 교수는 '청년 초봉 200만 원 보장' 등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 반 전 총장 공약으로 보도되는 것에 대해 "적어도 지금까지 내 머리 속에는 없다. 처음 봤다"고 부인했다.

반 전 총장이 초봉 200만 원 보장을 포함해 일자리 창출, 특성화고교 무상화, 보육·의료 등 공공일자리 확대, 4차 산업 확산 등 '7개 경제공약'을 내놨다는 보도에 대해 이도운 대변인은 "그런 적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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