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사옥

[투데이코리아=박진영 기자] 지난 2014년 12월 20일 부부싸움 끝에 여성 승무원을 폭행한 베네수엘라 국적의 한국인 주부 이모(58)씨가 처벌받게 됐다.

인천지법 형사4단독 강부영 판사는 30일, 항공보안법 위반·상해·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이 씨에게 징역 8월 및 벌금 300만 원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강 판사는 "피고는 운항 중인 기내에서 3시간 동안 부부싸움을 하던 중 제지하는 승무원을 다치게 하고 물품을 파손했다"며 "죄질이 나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씨는 사건 당일 미국 애틀란타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KE036편에 남편과 함께 탑승했다. 부부는 이륙 5시간이 지났을 무렵 승무원들이 건넨 와인 2잔을 마시고 취했다.

남편이 아내에게 고성을 지르며 소란을 피우자 이 씨는 접시와 잡지 2권, 물컵을 집어던지는 등 소란을 피웠다. 승무원들이 남편을 다른 곳으로 옮기자 폭발한 이 씨는 700만 원짜리 스탠드 램프마저 파손했다.

뿐만아니라 여승무원에게 "네가 뭔데 내 남편을 데려가느냐. 미친X이네. 이름이 뭐냐" 등 폭언을 쏟아냈다.

다른 여승무원이 무릎을 땅에 대고 진정시키려 하자 오른발로 배를 걷어찼다. 피해 여승무원은 척추 등을 다쳐 3주간 병원치료를 받았다.

이같은 기내사건은 유독 대한항공에서만 집중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0일에는 서울 강남 소재 중소기업 사장 아들 임모(34)씨가 만취 상태로 난동을 부리다 미국 유명 가수 리처드 막스에게 제압돼 국제적 망신을 샀다.

리처드 막스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조만간 대한항공 KE480 항공편에 대한 이야기가 퍼질 것"이라며 "우리 옆 승객이 다른 승객들과 승무원을 공격했다. 승무원들의 교육상태는 열악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기내에는 남성 승무원은 없었고 여성 승무원만 6명(사무장 포함)이 탑승했다.

가장 유명한 대한항공 기내 사건은 '땅콩 리턴'과 '라면 상무'다.

2013년 4월 당시 포스코 상무였던 A씨는 기내에서 단지 라면 서비스가 좋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승무원을 폭행해 물의를 빚었다. A씨는 결국 포스코에서 해고됐다.

대한항공은 사주(社主) 일가가 '앞장서서' 기내 난동을 부린 바 있다.

조양호 대표이사 회장의 딸 조현아 전 부사장은 2014년 12월 5일,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려던 대한항공 KE086편에서 '땅콩 서비스'가 부실하다며 소동을 일으켰다.

승무원이 땅콩 등 견과류를 '봉지째' 건네자 '왜 매뉴얼대로 서비스하지 않느냐'며 승객들이 보는 앞에서 고성을 질렀다. 또 사무장을 항공기에서 내리도록 지시하는 등 출발을 지연시켰다.

이 사건은 전세계 외신을 통해 퍼져나가면서 대한항공 이미지 실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때문에 유독 대한항공에서만 잦은 기내사건은 '자업자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