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일 김일성 출생일 유력.. 발사 자체는 확실시


탄도미사일을 싣고서 평양 시내를 행진하는 이동식 발사대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북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한미일(韓美日) 3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사격 시기가 최대관심사가 되고 있다.

당초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일(1월 20일) 전후가 점쳐졌으나 준비 부족 또는 미국을 자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연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방한(訪韓) 때 핵전쟁 시 사용되는 미 지휘부 탑승 항공기 E-4B 나이트워치(Nightwatch. 일명 '심판의날')를 동행시키는 등 강력한 대북(對北)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전략적 인내'로 일관한 오바마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는 다를 것이라는 게 북한 측 시각이다.

북한은 1~2차 이라크 전쟁, 아프간 전쟁에서 한 국가의 정부를 불과 한 달만에 붕괴시키는 미국의 저력 앞에 '평화협정'을 추진할 정도로 미국을 두려워하고 있다.

97년 망명한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도 "북한은 미국과 가장 협력적으로 지내고 싶어 한다"고 생전에 증언했다. 다만 한미의 북침(北侵) 견제, 나아가 한반도 적화(赤化)를 위해 미국을 적정선에서 위협할 뿐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일은 일단 건너뜀에 따라 발사 시기는 북한이 상징적인 날로 정하고 있는 2월 16일 김정일 출생일(광명성절) 또는 4월 15일 김일성 출생일(태양절)이 유력시되고 있다.

특히 김일성 출생일이 주목받고 있다. 김일성은 그가 사망한 지 20년 이상 지났음에도 여전히 북한 주민들을 하나로 묶는 정신적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김일성 동상(왼쪽)과 김정일 동상

북한 노년층에서의 김일성 인기는 여전하다. 심지어 국내 입국 탈북자들 중에도 적잖은 수가 김일성을 긍정평가할 정도다.

반면 최대 300만 명이 굶어죽은 '고난의 행군' 시기 북한을 다스린 김정일은 대놓고 욕설을 할 정도로 인기가 대단히 낮다.

때문에 김정은은 부친 김정일 대신 조부 김일성을 적극 벤치마킹(bench marking. 모방)하고 있다. 철권통치를 행한 김정일도 '혁명 1세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집권 말년이 되어서야 겨우 자신의 독자적 동상을 세웠을 정도였다.

김일성 출생일에 발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하는 또다른 근거도 있다. 3월 17일 일본 정부가 아키타(秋田)현 오가(男鹿)시에서 진행할 예정인 사상 첫 북한 탄도미사일 대비 주민 대피훈련이 그것이다.

일본은 각종 감시자산을 동원해 북한을 주시하고 있다. 근래에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맺고 한국과의 북한 정보 공유에 돌입했다.

이런 일본이 3월 중순 주민 대피훈련을 한다는 것은 곧 그 이후 북한 ICBM 발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기가 언제가 되든 북한의 ICBM 발사 자체는 분명히 단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부장적 독재체제인 북한에서 '어버이 수령' '경애하는 지도자 동지'의 말은 곧 법(法)이 된다.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 등 구호가 난무하는 가운데 만약 ICBM 발사를 중단할 경우 김정은의 권위성은 크게 훼손된다.

적잖은 북한 주민이 외국 방송을 몰래 청취하면서 입소문으로 외부 소식을 확산시키고 있기에 옛날처럼 거짓선전으로 속이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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