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체증, 비싼 관리비, 대형화재 등 안전사고 취약 등 약점도 많아


▲ ‘래미안 첼리투스’의 전경

[투데이코리아=최고운 기자] 압구정과 반포에 이어 용산의 재개발이 심상치 않다. 오피스빌딩에 초고층주상복합아파트까지 줄줄이 들어서면서 초고층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때문이다.

특히 용산구 동부이촌동 렉스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첼리투스’는 최고 56층(202m)으로 높이가 남산(262m)과 맞먹어 한강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조망을 자랑한다.

래미안 첼리투스는 일반주거지역에서 들어선 마천루 단지로 한강변 아파트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으며 분양 당시부터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기존 아파트의 성냥갑 모양을 탈피한 독특한 외관, 굵직한 개발 호재 등으로 몸값도 덩달아 올랐다.

현재 이 아파트값은 용산구 이촌동 평균 아파트값보다 2배 가까이 비싸다.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2013년 마련한 ‘한강변 관리 기본 계획’을 적용받지 않고 최고 층수 35층을 초과해 지어진 아파트는 인근 단지 시세보다 최고 2배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래미안 첼리투스 매매 시세는 3.3㎡당 4792만원으로 용산구 이촌동 평균 아파트값(2739만원)의 1.8배 수준이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124㎡형은 현재 층별로 시세가 20억~28억원까지 형성돼 있다.

이 단지와 불과 100m 떨어져 있는 삼성리버스위트(최고 18층) 전용 134㎡형(12억~18억원)보다 1.5배 가량 비싸다. 이촌동 Y공인 관계자는 “한강변 최고층 아파트을 잡으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입주 당시 17억~18억원이던 시세가 20억원대 이상으로 올랐다”며 “같은 단지라도 저층보다는 높은 층 매물을 찾는 수요가 휠씬 많다”고 전했다.

이처럼 용산구 일대는 오랜 침체를 딛고 개발이 한창임을 증명하듯 활기가 넘치고 있다. 대기업 본사 사옥이 들어서고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가 위용을 드러내는 등 용산은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가장 뜨거운 지역으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개발 호재가 상당부분 가격에 반영됐다는 평가지만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은 분위기다. 우선 지난해 8월말 착공해 공사가 한창인 신분당선 연장사업이 2022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용산역 앞 용산국제업무개발지구에는 아모레퍼시픽 본사가 올 8월 준공을 앞뒀다. 최고 40층, 3개동으로 이뤄진 ‘용산관광호텔’도 7월쯤 문을 열 예정이다.
 
한강로를 사이에 두고 국제업무개발지구와 마주 보는 용산4구역 정비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용산4구역에는 2020년 6월까지 최고 43층 높이의 주상복합아파트 5개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총 1140가구 가운데 700가구가량이 오는 5월 일반분양물량으로 풀린다.
 
올해 새 아파트 입주도 줄을 잇는다. 5월에는 최고 40층, 4개동짜리 ‘래미안 용산 더 센트럴’이, 8월에는 최고 39층, 2개동 규모의 ‘용산 푸르지오 써밋’ 입주가 시작된다. 용산 주한미군 기지는 올 연말까지 대부분 경기 평택으로 이전하고 해당 부지에는 자연친화적 가족공원이 들어선다.
 
최근에는 서울시가 용산역세권 개발을 위한 지구단위계획구역 용역을 발주하기도 했다. 시는 애초 2001년 이 지역 지구단위계획을 결정한 후 2010년 한 차례 계획을 변경했다. 코레일이 소유한 부지의 개발계획도 수립 중이다.
 
분양시장은 지난해부터 이미 달아올랐다. 지난해 11월 효창5구역 재개발단지인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 청약접수에서 157가구 모집에 2만4486명이 몰리면서 평균 155.96대1의 경쟁률을 기록, 일대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분양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이처럼 용산 개발이 가속화하면서 일부 존치구역으로 남은 상가·주택지도 덩달아 주택가격이 들썩인다. 오래된 상가를 끼고 있는 한강로 대로변 건물은 시세가 3.3㎡당 1억원을 훌쩍 넘어섰고 이면도로도 6000만~7000만원 수준까지 올랐다.
 
용산의 한 중개업자는 “존치구역이 얼마 없고 대로변이 아니어도 3.3㎡당 6000만~8000만원을 호가해 대부분 매매가가 18억~20억원에 육박한다”며 “예전에 가격이 빠져 3.3㎡당 3000만원 수준까지 하락했지만 다시 2배 넘게 뛰었다”고 귀띔했다.

상가임대료는 이전 수준을 유지하는 곳이 많지만 매매가가 급등하면서 투자수익률이 평균 2~4%에 불과하다고 부동산중개업자들은 설명했다. 이들은 개발 이후 가치상승에 기대를 거는 투자자가 많다고 전했다.
 
지역개발의 수혜지역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다.

오는 5월 입주 예정인 서울숲 트리마제 전용 84㎡짜리 분양권 시세는 16억~17억원 선으로 분양가(13억5600만~14억4600만원)보다 2억원가량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상태다.

마천루 아파트의 몸값이 높아지면서 최근 재건축사업을 추진 중인 강남권 재건축 조합들도 서울시의 층수 규제를 하루 빨리 풀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아파트가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잠실주공5단지다. 이 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잠실역 사거리와 한강변 인근에 총 8개동을 50층 높이의 아파트를 짓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35층 규제의 적정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거세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조합이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로 사업의 수익성을 꼽는다. 고층일수록 집값이 주변보다 높게 형성되고 수요가 몰려 환금성도 뛰어나다는 것이다.

하지만 초고층 단지에서 생활하면서 겪는 불편함도 만만찮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복잡한 상권 형성에 따른 잦은 교통 체증과 일반아파트에 비해 3~4배 가량 비싼 관리비, 대형 화재 등 안전사고 취약 등이 약점으로 꼽힌다.

용산 부동산 김성호 대표는 “높은 층수의 아파트를 선택하면 단기간 내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할 수 있다”며 “아파트가 초고층이 아닌 20~30층이라고 해도 입지가 뛰어나고 주변 상권이 잘 형성 되어 있으면 투자 성과가 훨씬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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