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위안부 피해자 백서' 대신 민간 보고서로 축소 발간

국민의당, 일본군 ‘위안부’ 백서 무산, 강은희 장관 사퇴 촉구
기사입력 2017.05.0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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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SI201.jpg▲ 여성가족부 강은희 장관
 
[투데이코리아=최치선 기자] 우여곡절끝에 출간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백서가 결국 민간 보고서로 축소되어 발간된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을 비롯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등이 강하게 반발하며 여성가족부(여가부)의 강은희 장관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여가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그간의 정부정책 및 조치, 국내외의 연구 성과 및 주요 활동 등을 관련 전문가들이 체계적으로 정리해 저술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관한 보고서’를 4일 발간한다고 3일 밝혔다. 

보고서는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와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가 여성가족부의 연구용역 의뢰를 받아 수행한 연구결과다. 보고서는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배포되고 여가부 누리집에도 게재된다. 정부 차원의 위안부 피해자 보고서는 1992년 외무부 산하 ‘정신대문제 실무대책반’이 발간한 ‘일제하 군대위안부 실태조사 중간보고서’ 이후 처음이다.

보고서는 216쪽 분량의 본문과 584쪽의 자료집으로 구성됐으며,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와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가 여가부의 연구용역을 의뢰받아 나온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크게 △위안부 제도 전반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피해 실태 △한국과 일본 정부의 대응 과정 △시민사회의 노력 △국제사회의 인식 변화 △한-일 합의 이후 경과 등을 담았다. 연구자 10명이 모여 각 장의 구성을 정한 뒤 나눠 집필했다. 별권 자료집에는 일본군‘위안부’ 피해 관련 역사·정치·외교 중요사료, 관련 국제사회 보고서 등이 수록됐다. 

여가부는 ‘위안부’ 문제에 관심이 있는 연구자 및 관계자들이 앞으로 이 보고서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중앙행정기관 및 각 지방자치단체, 국회, 연구기관 등 관련 기관에 배포하고, 일반 국민들도 쉽게 열람이 가능하도록 여성가족부 홈페이지에 게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전면 비판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12·28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연기됐던 정부의 ‘위안부 피해자 백서’ 발행이 결국 민간에서 작성한 ‘연구보고서’로 축소 됐기때문이다. 박근혜 정부가 새정부 출범 며칠을 앞두고 사드 기습 배치에 이어 위안부 문제까지 서둘러 정책을 마무리 하려는 인상이 짙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는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일본 아베 정부와 맺은 ‘12·28 합의’를 합리화하는 내용이 담긴 데 대해 일부 집필진조차 결론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어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대협은 보고서 발간 소식이 알려진 뒤 성명을 내어 “보고서 결론은 지난 한-일 합의가 최선이며 잘 이행해야 한다는 것인데,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한-일 합의를 너무나 관대하게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해 박근혜 정부의 성과로 자화자찬했다. 차기 정권은 즉각 합의를 폐기하고 이전 상태로 돌려 피해자들이 제대로 된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국민의당도 3일 중앙선대위 김유정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백서 무산, 강은희 여가부장관은 즉각 사퇴하라'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정부가 일본의 고노담화 폄훼 움직임에 맞서 대응하는 차원에서 펴내기로 한 일본군 ‘위안부’ 백서 발간작업이 사실상 무산되었다"면서 "일본군 ‘위안부’ 백서 발간이 무산된다면, 이는 2015년 12.28 합의에 이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가슴에 다시 한 번 대못을 박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또한 논평은 "대선 6일을 앞두고 민간 보고서로 마무리 지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여성가족부는 민간 보고서 발행계획을 즉각 취소하고 새 정부에서 제대로 발간할 것을 요구 한다"면서 "탄핵당한 박근혜 정권의 마지막 친일행위를 주도한 무능하고 무책임한 강은희 장관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서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내용은 "2015년 한-일 정부의 12·28 위안부 합의의 합리성을 인정하면서 “이 합의로 그간 ‘위안부’ 문제로 대치해 오던 한일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 성실한 이행과 실천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점이라 볼 수 있다”고 주장한 부분이다.

이렇게 12·28 합의를 합리화하는 보고서 내용이 알려지면서 집필진조차 반발하고 나섰다. 보고서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한 집필진 중 일부는 보고서가 나오는지도 몰랐다는 반응이다. 상당수 연구원들은 "2015년 한-일 합의가 일정 부분 합리성을 갖고 있다는 보고서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데도 여가부가 협의도 없이 전체 연구자 의견인 것처럼 써놨다”고 비판했다. 

이어 “2015년 초고가 완성된 보고서가 왜 이 시점에 발표되는지 모르겠다. 사드 배치처럼 차기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지금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14년 6월 백서 발간을 추진해 2015년 말 초고를 완성했지만, 12·28 위안부 합의가 전격 발표되면서 발간이 연기됐다. 한-일 합의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진행된 위안부 피해자 사업이 축소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백서는 정부의 공식문서인 반면, 연구보고서는 민간 연구자들의 연구 결과를 정리한 것으로 정부 공식 의견과는 다를 수 있다.

한편 이정심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일부 집필진의 반발과 관련해 “역사적 사실에 대해 전문가들 의견이 저마다 다르지만 그 의견을 일일이 담을 수 없다”고 밝혔다. 보고서 발간 시기에 대해서는 “지난달에야 연구진으로부터 마지막으로 수정된 내용을 받았다. 현 정부에서 연구용역으로 추진했던 일을 더 늦춰 다음 정부가 발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계속해서 “보고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연구자들의 시각에서 체계적이고 균형적으로 정리한 보고서라는 데 의미가 크지만, 우리 사회의 다양한 학술적 견해와 입장을 모두 담기에는 일정 부분 한계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보고서 발간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관련해 일반 국민들의 깊이 있는 이해를 돕고, 향후 ‘위안부’ 관련 논의와 연구를 더욱 활발하게 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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